펄펄 끓는 지구촌...치솟는 밀 가격

      2018.08.05 14:29   수정 : 2018.08.05 17:12기사원문
북반구를 덮친 폭염과 가뭄이 밀 가격을 수년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사료 품귀 현상과 빵, 라면 등 밀을 원료로 한 제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아시아를 덮친 폭염으로 밀 작황이 악화하면서 전세계 밀 가격이 수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유럽 밀 가격은 4년만에 최고치로 올라섰고,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밀 선물 가격은 3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파리에서 거래되는 제분용 밀은 올들어 33% 값이 뛰었다.


밀 가격이 뛰면서 일부 지역에서 가축 사료 값이 급등하고 있고, 결국에는 밀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 농무부(USDA)는 올해 전세계 밀 재고가 201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폭염과 가뭄은 대개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재배 작물의 질도 떨어뜨린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JP모간체이스의 농업상품 전략가 트레이시 앨런은 "전역에 걸친 가문 날씨는 수확에 악영향을 준다"면서 "(폭염보다 먼저 시작된) 흑해 지역 작황 악화와 유럽의 가뭄이 겹쳐 (밀)재고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밀은 그동안 공급이 급증하며 초과 공급 상태에 있었지만 올해 주요 밀 재배지역인 흑해연안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와 서유럽 곡창지대인 프랑스, 영국, 호주, 또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일부 아시아 지역의 폭염으로 인해 공급부족으로 상황이 급변하게 됐다.

영국의 경우 올 여름은 40년만에 가장 더운 날씨로 기록됐고, 남유럽 일부 지역은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서유럽 밀 재배농들은 올해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수년간 싼 값으로 공급되는 흑해 지역밀과 출혈경쟁을 벌였고, 이번에는 여기에 폭염과 가뭄에 따른 작황 악화까지 겹쳐졌기 때문이다. 국제곡물협회(IGC)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사료용 밀 공급 부족이 예상되기도 한다. 또 BBC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밀이 부족해 통상 겨울에나 먹이는 건초를 가축들에게 먹이고 있고, 일부는 사료 부족으로 일찍 도살하고 있다.

중국도 베이징의 6월 기온이 반세기만에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컨설팅 업체 레이디언트 솔루션스의 농업 부문 선임 기상학자 도널드 키니는 유럽에 이 같은 혹서는 드문 일이라면서 "(폭염이) 두 달 이상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지역도 열대 태평양 수역의 이상 고온, 남.동 호주의 빈약한 강수량이 특징인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주요 곡창지대가 가뭄을 겪고 있다.

반면 이번 폭염과 가뭄이 비켜 간 북미 지역에는 밀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이 호재로 작용하게 됐다.
JP모간의 앨런은 2018~2019년 미국의 곡물 수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게 됐다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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