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코스피, 애플에 시총 따라잡힐 판

      2018.08.05 16:58   수정 : 2018.08.05 16:58기사원문

애플 시가총액이 '꿈의 시총'으로 불리는 1조달러(약 1128조원)를 넘어서며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반도체 수퍼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률이 애플을 제쳤지만 시총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기업 간의 단순 비교를 떠나 국내 주식 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국면에 갇혀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저평가를 벗어나기 위해선 기업 지배구조와 기업별 사업구조 등의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증시, 불확실성에 PER 10배 이하로

지난 2일(현지시간) 애플의 시총은 1조17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07년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가 한때 시총 1조달러에 도달한 적이 있으나 민간 상장기업으로는 애플이 처음이다.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시총은 293조원에 불과하다. 애플의 4분의 1 수준이다.

애플의 시총은 국내 코스피시장을 뒤쫓고 있다. 상장사 전체의 시가총액은 1800조원 규모다. 코스피가 1500조원, 코스닥이 250조원이다.

애플 시총은 약 10년 전인 지난 2007년 1000억달러에서 10배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400에서 2200으로 80% 오르는데 그쳤다. 그나마 지난해 8월 코스피 지수가 7년여 간의 긴 박스권에서 벗어나 2600까지 상승한 덕분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는 주가수익비율(PER)에서도 잘 나타난다. 신흥국의 PER 평균이 13~14배 반면 한국은 9.5배에 머물고 있다. 신흥국 내에서도 거의 PER 10배 이하 국가는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PER가 10배 이하로 갈 때는 여러 가지 불확실성과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것으로 PBR(주당순자산가치) 밴드를 보면 1~1.2배"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등 선진국은 올해 들어 수출을 중심으로 이익 증가가 나타났지만 국내는 수출 이익이 정체되거나 하향됐고, 지배구조 이슈 등이 겹치면서 국내 시장에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저평가 해소 위해선 주주가치 제고 필요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국내 시장을 선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기업의 실적이다.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위험자산군에 속하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상을 빠르게 완만하게 하고 이를 감내할 수 있을 만큼 경제나 기업실적들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정부가 내수소비를 활성화하고, 투자를 적극 장려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며 "자체적으로 자영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소비와 수출 증대, 산업별로 효과적인 구조조정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평가 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선진화된 시장 구조가 갖춰지는 것도 필수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며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배당이라든지 자사주 소각과 같은 주주친화적인 정책이 구조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 변화 속에 국내 시총 상위주들을 중심으로 한 규모의 성장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안과 주주친화적인 구조로 방향을 설정하는 동시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의 수익이 뒷받침되면 가능하다는 평가다.
구 센터장은 "한국이 혁신성장을 할 메인 종목들이 앞으로 성장 후보군"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의 글로벌한 성장이 그 가능성을 열 것"이라고 내다봤다.

jiany@fnnews.com 연지안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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