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서귀포크루즈터미널 개점휴업 장기화 조짐

      2018.08.06 12:26   수정 : 2018.11.18 17:46기사원문

[제주=좌승훈기자] 601억원이 투입된 서귀포크루즈터미널이 준공된 지 두 달이 넘도록 개장하지 못한 채 휴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이다. 지난 2월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계기로 사드(THAD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은 표면적으로 일단락됐지만 한파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서귀포시 강정동 민군복합형관광미항 내에 있는 서귀포크루즈터미널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단체 관광객 위주였던 크루즈 산업이 직격탄을 맡으면서 개장을 1년 늦춘 지난 5월 29일 준공됐다.

서귀포크루즈터미널은 크루즈 접안 총 부두길이가 1110m로 12만톤급 크루즈 2척이 동시 접안이 가능하다. 출입국 관리부터 세관과 검역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CIQ 수속시설도 마무리됐다. 대규모 크루즈 단체 관광객을 빠른 시간 내 신속하고 철저하게 입국·출국수속을 마칠수 있도록 입국 심사대 10개·출국 심사대 8개가 갖춰져 있으며, 민군복합형관광미항 게이트와 터미널 간 1km가 넘는 무빙워크도 개설됐다.

터미널 주변에는 1만1161㎢를 규모의 주민편의시설과 친수공원, 135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 0.4㎞의 진입도로 등도 들어섰다.


그러나 올 들어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서귀포크루즈터미널에 입항키로 했던 중국발 305회의 크루즈 입항 일정 중 129회가 취소됐다.

공식 개장일을 지난해 7월 1일에서 올 7월 1일로 1년 늦췄지만, 향후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터미널 주변 상권도 속이 탄다. 지난 2014년 6월 터미널 공사가 착공된 후, 이곳을 지나는 올레 7코스가 공사 때문에 일부 구간이 바뀌어 관광객이 준데다, 정작 완공되고보니 크루즈 관광객이 끊겨 개점휴업 상태가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터미널 서·남방파제 개방과 친수공간 조성을 통해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추진하는 한편, 중국 의존도가 큰 제주 크루즈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해양수산부와 제주관광공사, 제주크루즈산업협회 등 유관기관들과 함께 세계 유명 관광지에 기항하는 월드 와이드 크루즈선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크루즈선을 유치하더라도, 실제 배가 기항하는 데 1년 반에서 2년 정도 소요되는 크루즈 특성을 감안했을 때,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당장은 중국발 크루즈 제주 입항 재개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시설유지에 따른 막대한 예산 때문에 일단 중국발 크루즈선이 들어와야 개장 한다는 게 도의 입장이다.


관광업계에선 이에 대해 “제주항 국제크루즈터미널, 서귀포크루즈터미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중국발 크루즈 관광이 재개돼야 한다”며 “다만 마냥 한중 관계 개선에 기대 중국발 크루즈 재개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크루즈 노선 다변화와 함께 지역주민과 함께 터미널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려는 적극적인 행정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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