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수익 부진에… 이통3사 돌파구 고심
2018.08.06 16:53
수정 : 2018.08.06 21:20기사원문
실적 둔화로 고민중인 이동통신사들이 새 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보안, 사물인터넷(IoT), 동영상콘텐츠 협업 등이다. 기존 통신서비스만으로는 가입자당매출액(ARPU)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AI·IoT·미디어 등 사업다각화
6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선하거나 보안 시장 진출, 글로벌업체와 콘텐츠 제공 협약 등을 맺고 실적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경쟁사에서 AI 전문가를 영입하고, 보안 시장에도 진출했다. 애플 출신 김윤 박사는 지난 2월 SK텔레콤의 AI리서치센터장으로 합류했다. 김 박사는 애플에서 시리 음성인식팀을 이끌고 '홈팟' 개발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AI 스피커 '누구'의 기능을 한단계 높이는 선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에는 보안회사 ADT캡스를 인수키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수 심사가 마무리되면 IoT 기술을 접목한 보안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외에도 자율주행차, 양자암호통신 등 기술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KT나 LG유플러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7년 스마트 스피커 '기가지니'를 내놓은 KT는 지난 2월 '기가지니2'를 잇따라 선보였다. 기가지니는 출시한지 18개월만에 가입자 100만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서울 을지로 노보텔앰배서더호텔에 기기지니를 적용했다. 투숙객들은 기기자니를 통해 온도를 제어하고, 객실 비품을 신청하거나 호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KT는 리조트, 병원 등에도 AI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와 협업해 한계를 돌파중이다. 지난 7월까지 무제한 모바일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넷플릭스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줬다. 인터넷TV(IPTV)로도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도록 넷플릭스와 협상중인걸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이 밖에도 야구, 골프경기 실시간 중계 서비스를 하고 있다. 5G서비스를 하게 되면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고려중이다.
■무선수익 감소… 탈통신 불가피
이동통신사들이 사업다각화에 나선데는 무선통신서비스 수익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2·4분기 이통3사의 가입자당 월매출액(ARPU)은 일제히 줄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2·4분기 ARPU는 각각 3만2290원, 3만2733원, 3만2721원으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7.5%, 5.2%, 8.4% 떨어졌다. 성장의 핵심 축이었던 이동통신사업의 성장세가 확실히 끊긴 것이다.
SK텔레콤 등은 일본 통신업체 소프트뱅크를 사업다각화의 모델로 삼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인수합병과 투자, 협력을 맺는데 속도가 빠르다. 시장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지난해엔 1000억달러 규모로 세계 최대 기술펀드인 비전펀드를 설립해 우버, 디디추싱, 올라캡스 등 공유경제 관련 서비스에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주차공유 서비스 및 호텔 투숙객 대상 무료 스마트폰 대여 업체에도 투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 관련 컨퍼런스콜을 통해 "소프트뱅크 방식의 성장을 추진하면서 최고의 실적을 내는 하이닉스를 제외하고도 미디어, 보안, e커머스에서 각 사업 포트폴리오가 각기 자생가능한 구조를 만들어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소프트뱅크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월 "일본 소프트뱅크와 같은 종합 ICT 회사가 나와야 SK텔레콤은 물론 우리나라의 역량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