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자림로 삼나무 숲 훼손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렸다?”

      2018.08.08 22:53   수정 : 2018.11.04 11:18기사원문

ㅍ[제주=좌승훈기자]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1112도로) 확·포장에 따른 삼나무 숲 훼손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는 207억원을 투입, 지난 2일부터 구좌읍 송당리 대천동 사거리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비자림로 2.94km 구간에 대해 왕복 4차로(폭 21m)로 확·포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확·포장 과정에서 잘려나가는 삼나무가 2400그루에 달한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김민선·문상빈)은 이에 대해 8일 성명을 내고 "이 지역 도로 확·포장 공사가 당장 필요한지, 공사 후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전국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숲길을 대안도 고려하지 않은 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주생명의숲국민운동(대표 고윤권·김찬수)도 이날 성명을 통해 “숲 파괴는 경관 훼손을 넘어 생명을 끊는 것”이라며 “보존할 건 보존하면서 개발사업을 할 수 있음에도 주먹구구식으로 계획한 매뉴얼 부재와 환경에 대한 철학 부재를 지적한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청와대 국민 청원에도 비자림로 삼나무 벌채 반대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비자림로는 삼나무 숲이 수려한 ‘아름다운 길’이다.
국토교통부가 2002년 전국의 이름난 88개 도로를 대상으로 벌인 ‘제1회 아름다운 도로’ 평가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곳이다.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포장에 대해 “구좌읍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동부지역에 급증하는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2015년 5월 영산강유역환경청과 비자림로 도로공사에 대한 소규모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제주도는 비자림로에 대해 지난 2010년 직선화 도로 구조 개선사업을 추진하려다 경관 파괴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사를 중단한 바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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