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춘추전국시대'… 업계, 유인책 고심

      2018.08.12 17:03   수정 : 2018.08.12 21:11기사원문


은행권이 내년 상반기에 출시키로 한 은행 기반 모바일 직불 서비스가 결제 시장에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금융기관들이 출시했던 모바일간편결제서비스도 1년새 4배가량 덩치가 커졌지만 여전히 국내 결제시장의 주도권은 신용카드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유사한 서비스를 추진하면서 내년에는 '페이 춘추전국시대'가 예상된다.



■한은 내년 모바일직불서비스 출시, 어떤 유인책 따를까

10일 한은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모바일직불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문제는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 오래된 결제 습관을 바꿀 유인책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연말까지는 기술 표준과 앱 구축에 주력하되 업계에서는 협력사를 통한 지불금액 리워드 등 인센티브도 동시에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선보일 모바일직불서비스는 스마트폰에 설치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QR코드를 찍으면 소비자의 은행계좌에서 판매자의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시스템으로 중간 단계가 없기 때문에 수수료가 대폭 줄어 자영업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반 고객들이 얼마나 모바일 직불 서비스로 넘어올지는 미지수다.

신용카드 결제 방식에 익숙한데다 카드회사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들을 포기할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협력사를 통해 보상하는 리워드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은의 모바일직불서비스로 결제할 경우 대형마트에서 수수료 절감에 해당하는 만큼의 리워드를 소비자에게 주는 것이다.

체크카드와 비슷한 방식이어서 여신기능이 없는 것은 한계로 꼽히지만 장점이 될 수 있다는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이병목 한은전자금융 팀장은 "자신이 가진 돈만큼 소비하는,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이끈다는 점에서 체크카드 방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제로페이 시대 은행도 사할건다

지금까지는 간편결제 시장을 삼성, 카카오, 네이버 등 비금융 기업들이 주도해왔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 규모(결제액 기준)는 2016년11조7810억원에서 2017년 39조9906억원으로 약 4배 성장했다. 또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의 지난해 총 가입자수는 6만1000명, 일평균 이용금액은 412억원에 이른다. 한은 페이가 출시되면 이 시장에 '은행 연합'이라는 막강한 선수가 등장하게 된다. 또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도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서울시는 이용자 확보를 위해 신용카드(15%), 체크카드(30%)에 비해 월등히 높은 40% 소득공제 혜택을 제시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각종 체육시설, 문화시설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교통카드도 연계할 방침이다.


은행권 모바일직불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은행들도 각종 인센티브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계좌에 현금이 있어야 지불이 가능한 만큼 은행으로 유입되는 돈이 늘어나 저원가성 수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과 해당 고객들을 통해 연계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은행들에게 매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신용카드를 대체할만큼 파급력을 갖기는 힘들겠지만 고객과의 접점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는 일"이라면서 "시중은행들이 꽤 의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