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기금, 청년 소셜벤처기업들에 든든한 발판 마련

      2018.08.16 08:46   수정 : 2018.08.16 08:46기사원문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가 창업의 꿈을 갖고 모인 청년들의 열기로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는 이 용감한 청년들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소셜캠퍼스 온(溫)’ 서울 센터에 입주해 있는 청년 사업가들이다.

‘소셜캠퍼스 온(溫)’은 사회적 기업의 초기 창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사회적 경제 통합지원센터로, 현재 전국에 서울, 부산, 전북 3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성수동 서울센터에만 약 65개의 소셜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



사회적 기업의 육성은 최근 사회적 가치의 창출과 더불어 한국 사회에 중요 화두로 자리매김한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떠오르며 주목받아 왔다. 우리가 종종 구입하는 복권은 일주일의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복권기금으로 조성돼 사회적 기업 육성 지원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복권기금 30억 8100만 원을 사회적 기업 청년들의 보금자리 마련에 적극 지원한 데 이어, 올해에도 사회적 기업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거대한 서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고층 빌딩의 옥상, 한 청년이 벌통 앞에서 부지런히 양봉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반긴다. 이 청년의 정체는 바로 꿀벌 생태계 구축을 통해 친환경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활동을 하고 있는 소셜벤처기업 어반비즈서울의 박진(37) 대표다.

대학생 시절부터 환경과 농업 그리고 사회 경제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박 대표는 멸종 위기의 꿀벌을 지키고자 벌과 자연, 그리고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을 구상한 끝에 지금의 어반비즈서울 창업을 결심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였기에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그만큼 미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고, 현재 어반비즈서울은 서울 25곳을 포함 전국 40곳 등에 도시 양봉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차근차근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하지만 창업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회사를 창업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사람과 공간이었다. 직원이 늘어남에 따라 사무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초기 소셜벤처기업은 이 부분이 큰 부담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어반비즈서울은 현재 복권기금이 지원하는 한국사회적진흥원의 ‘소셜캠퍼스 온(溫)’ 서울센터에 입주해 있다. 이를 통해 박 대표는 사무 공간 임대료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사업 확장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사무 공간뿐만 아니라, ‘소셜캠퍼스 온(溫)’에서 제공하는 인사관리나 제안서 작성과 같은 각종 교육 프로그램 덕에 기업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사회적 기업에게 복권이 사업 운영의 필수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에 감사드린다”라며 “가끔씩 복권을 구입해 왔는데, 이제는 사회에 기여한다는 좋은 마음가짐으로 복권을 구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셜캠퍼스 온(溫)’ 서울 센터의 개소와 함께 성수동에 터를 잡고 있는 아트임팩트의 송윤일(39) 대표도 창업을 준비하며 가장 큰 난관은 사무공간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아트임팩트는 ‘가치 소비 시장의 확대’를 목표로 좋은 의도를 담은 소셜 브랜드의 제품들을 오프라인 편집매장, 팝업스토어, 전시 등을 통해 소개하고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사업 특성 상 관련 업체와의 회의가 잦아 고정된 사무실이 필요했다.

“이전에는 자금문제로 사무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워 매장이나 카페에서 회의를 하거나 업무를 보아야 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무 공간을 이용할 기회도 있었지만 대부분 외곽에 위치해 입지 조건이 좋지 않거나 입주 기간이 짧아 힘들었다”
또한 송 대표는 성수동이라는 소셜벤처기업의 허브에서 사무실을 무상으로 쓰는 것 이외에도 입주해 있는 동안 다양한 분야의 입주사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큰 장점으로 꼽았다. 더불어 “생각보다 많은 복권기금이 사회 곳곳에 쓰이고 있어 놀랐다”며 “복권기금과 같은 소중한 재원이 저와 같은 청년 벤처들의 꿈을 지원한다면 더 많은 사회적 기업가들이 용기와 희망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눔로또 공익마케팅팀 이종철 과장은 “복권 판매액 중 약 42%가 복권기금으로 조성돼 한국의 미래를 그려나갈 청년 사업가에게 창업 공간과 컨설팅 등의 통합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복권을 구입하면 나에게 당첨의 희망을 주고, 당첨이 안되어도 복권기금으로 조성돼 청년 사회적 기업의 육성 등 다양한 공익사업에 사용되기 때문에 나눔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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