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후회할 9월 제주여행 ‘동틀녘&해질녘’
2018.08.20 17:28
수정 : 2018.10.21 15:11기사원문
# 제주의 가을 아침
1. 밭담 사이사이로 비추는 제주의 햇살 - 평대리 일출, ‘감수굴’ 밭담길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 위치 :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감수굴’ 밭담길 :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중동마을회관(시작점)
# 제주의 가을 오전
2. 현세와 천국을 넘나드는 곳 - 효명사 ‘천국의 문’우거진 숲,
얼기설기 엮인 나뭇잎 사이로 한 줄기 빛이 내린다. 그 아래로 드러나는 초록의 이끼들. 숲의 정령이 노니는 파란 카펫이 한라산 중턱, 작은 사찰 효명사 주위 곳곳에 깔려있다. 큰 도로를 벗어나 우거진 숲 속에 자리한 효명사 산신각을 지나 법당 옆길 계단을 내려가면, 푸른 이끼가 덮인 아치형 문을 만날 수 있다. 돌계단부터 문 주위까지 온통 푸른빛으로 가득한 문을 넘어서면 이곳이 현실일까, 천국일까 하는 묘한 분위기가 밀려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문을 ‘천국의 문’ 또는 ‘이끼문’이라 부른다. 아직은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장소. 뿐만 아니라, 효명사 마당 작은 연못과 산책로 주변 계곡이 아기자기해 숨은 한라산의 자연을 만날 수 있다. 현실인 듯, 천국인 듯, 나인 듯, 내가 아닌 듯. 묘하고 신비로운 경험이 효명사, 그 곳에 있다.
▷ 위치 : 효명사/ 서귀포시 남원읍 516로 815-41
# 제주의 가을 오후
3. 가을 뙤약볕 피하고, 득템도 하고 - 제주관광공사 중문면세점, 시내면세점
그칠 줄 몰랐던 한여름 무더위도 결국 떠났다. 그래도 한낮 가을 뙤약볕을 무시하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 곡식이 무르익도록 마지막 힘을 쥐어짜는 가을볕이 여름 볕보다 더 열정적일지 모른다. 이 때, 새벽부터 시작된 여정을 잠시 멈추고 여유로운 쇼핑을 해보는 건 어떨까? 제주관광공사 중문면세점과 제주신화월드 내 시내면세점은 연중무휴로 내국인 및 외국인이 모두 이용 가능하다. 국내선을 이용할 경우 중문관광단지 내 ICC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의 중문면세점을, 해외로 출국한다면 제주신화월드에 입점한 시내면세점에서 다양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제주에서 즐거운 여행과 저렴한 가격으로 만나는 면세쇼핑은 제주여행의 또 다른 묘미. 매월 세일 이벤트가 있지만, 추석이 다가오는 9월은 특별 프로모션이 준비되어 있으니, 필요하거나 꼭 갖고 싶은 물건을 좋은 조건으로 득템하는 기회를 잡아보자.
▷ 위치 : 서귀포시 중문관광로224 제주국제컨벤션센타 1F, 중문면세점/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로304번길 38, 제주신화월드 시내면세점
4. 조금 일찍 만나는 감귤의 향기 - 귤향과즐 체험
입맛이 슬슬 돌아오는 이때 간사한 사람의 혀는 찬바람 부는 겨울 국민 간식, 새콤달콤 감귤이 생각난다. 허나 아직은 때가 아니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에 좋은 방법이 있다. 귤향과즐 체험으로 조금 일찍 귤향을 손과 맛으로 직접 느껴볼 수 있다. ‘과즐’은 제주식 한과라 할 수 있는데, 예전의 과즐은 보릿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기고, 달달한 조청을 발라 좁쌀튀밥 옷을 입혀 만들었다. 최근에는 튀김 반죽에 감귤과즙을 넣어 그 맛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과즐은 달지 않아 질리지 않는 건강한 맛으로 관광객 입맛을 사로잡아, 제2의 제주특산물로 부상 중이다. 귤향과즐을 제조.판매하는 신효생활개선회와 하효살롱에서는 ‘귤향과즐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특히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하는 제주 귤향과즐 만들기로 건강한 간식을 직접 만들어 보자.
▷ 위치 : 신효베스트마을(신효생활개선회), 서귀포시 신효동 890-2/ 하효살롱, 서귀포시 하효동 967-1 귤빛으로 방귤당
# 제주의 가을 저녁
5. 가을을 머금은 찰나의 풍광을 보라 -문도지오름
높디높은 하늘과 울창한 숲으로 태양이 내려오는 가을이야 말로 저무는 노을을 감상하기에 알맞은 계절. 가을 노을빛은 심도가 더해져 여름보다 진하다. 가을이 머무는 제주를 사방이 뻥 뚫린 곳에서 온 몸으로 느끼며 일몰을 보고 싶다면,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문도지오름으로 향해보라. 올레 14-1코스가 지나가는 이 오름은 정상까지 15분이면 충분하다. 고도가 낮은 오름이지만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면 시야가 시원하게 뚫려 돌오름·당오름·마중오름 등이 한눈에 보이고 발아래로는 저지 곶자왈이 펼쳐진다. 일몰시간. 여유롭게 풀 뜯는 말들 사이로 하늘은 발그스름 물들기 시작하고, 오름 아래 곶자왈이 붉은 해를 감싸 안는 듯 노을은 더욱 눈이 부시다. 360도 다채로운 풍광을 보여주는 문도지오름에 올라 인생 샷을 남겨보자.
▷ 위치 : 문도지 오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 제주의 가을 밤
6. 별 하나의 추억, 별 하나의 제주 - 서귀포 천문과학문화관, 별빛누리공원
높푸른 가을 하늘이 저물어 간다고 아쉬워 말라. 어둠 속에서 별이 빛을 내고 있으니.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과 제주별빛누리공원에서 가을 밤하늘을 수놓은 별을 관측할 수 있다. 전시실과 천체 투영실에서 별자리와 천문지식을 익히고, 관측실에서 천체 망원경으로 별을 두 눈에 담으며 우주에 한 발 가까워진다. 계절에 따라 관측 가능한 별이 달라진다. 별빛누리공원에서는 여름, 가을 별자리를 관측이 예정돼 있다. 서귀포 천문과학문화관에서는 9월 1일 ‘서귀포과학문화축전’이 열린다. 갖가지 과학체험부스가 설치되고 과학 퀴즈, 로켓 발사 실험 등 이벤트로 과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다. 이번 9월에는 천문대에서 나만의 별 하나를 점 찍어두자. 가을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빛날 멋진 친구를 얻는 셈이다.
▷ 위치 : 서귀포 천문과학문화관, 서귀포시 1100로 506-1(14:00~22:00, 월 휴관)/ 별빛누리공원, 제주시 오등동 10-34(15:00~23:00, 월 휴관)
# 제주의 가을 꽃
7. 소박하고 소담스런 소금꽃이 피었습니다 - 오라메밀꽃밭
9월 제주에는 때 이른 첫 눈이 내려앉았다. 가을 햇볕을 듬뿍 받고 흐드러지게 핀 새하얀 메밀꽃이 제주시 오라동 들판을 가득 채워서다. 넓은 언덕 들판에 핀 소박하고 소담스런 꽃들이 제주의 파도가 만들어낸 하얀 물거품처럼 가을바람에 물결친다. 그래서 바닷가 어부들은 파도가 일었을 때 부서지는 포말을 ‘메밀꽃이 일다’고 하고, 작가 이효석은 ‘메밀꽃 필 무렵’에서 달빛 아래 빛나는 희고 작은 메밀꽃을 ‘소금 뿌렸다’고 하지 않았던가? 제주는 전국 최대 메밀 산지다. 척박한 제주 땅에서도 잘 자라고 제주토속음식인 빙떡이나 꿩메밀 칼국수에도 메밀가루가 사용된다. 특히 오라동 메밀밭은 30만평 규모로 전국에서 가장 넓어 장관이다. 메밀꽃밭에 파묻혀 연인과 함께 메밀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의 미소가 담긴 사진 한 컷 남겨보는 건 어떨까.
▷ 위치 : 오라메밀꽃밭, 제주시 오라2동
# 제주의 가을人
8. 그의 삶이 빛났던 제주살이를 기억하며 - 이중섭의 예술혼
불과 11개월, 격변의 시대 속에서 화가 이중섭이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냈던 서귀포 생활은 이토록 짧게 막을 내렸다. 단칸방에서 맨밥으로 허기를 달랬어도, 그는 행복한 기억만 가득했다고 회상했다. 이 시기 이중섭의 그림은 섬, 게, 물고기, 아이들을 소재로 따듯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담겨있다. 서귀포는 그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이중섭 문화거리를 조성하고, 그의 거주지 복원과 이중섭 미술관을 건립했다. 이중섭 미술관에서는 ‘소, 사랑하는 모든 것’ 특별기획전이 10월 7일까지 열리고,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이중섭’ 공연이 9월 6∼8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9월 제주여행은 이중섭 관련 문화공연과 전시를 통해 그가 제주에서 꽃피운 예술적 삶을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만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 위치 : 이중섭 문화거리, 서귀포시 서귀동 이중섭 문화거리
# 제주의 가을 축제
9. 청정 제주를 만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 - 9월의 에코파티
9월 제주를 만나는 또 다른 즐거움 중 하나는 에코파티. 제주에 더 가까이 가 닿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9월 1일 소길리의 ‘소길 풋감 에코파티’를 시작으로 9일 하례1리 ‘힐링하리 에코파티’, 12일 한남리 ‘머체왓 에코파티’, 29일 저지리의 ‘저지 곶자왈 에코파티’까지 예정돼 있다. 각 파티의 대표적인 체험은 소길리의 풋감 천연염색, 하례1리의 효돈천 트레킹, 한남리의 머체왓 숲길, 저지리의 곶자왈 탐방. 안내에 따라 마을 역사와 문화를 듣고 깊이 이해하며 청정 생태를 느낀다. 각 마을 특성이 담긴 체험활동과 로컬푸드를 맛보는 소소한 경험도 에코파티의 매력. 곳곳에서 열리는 에코파티는 ‘제주탐나오’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회당 선착순 50명까지 신청 받는다. 제주의 보물 같은 마을을 경험하고 싶다면 서둘러 예약 버튼을 누르시라.
▷ 위치 : 소길리,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 (9월1일, 토)/ 하례1리,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1리(9월9일, 일)/ 한남리,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9월12일, 수)/ 저지리,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9월29일, 토)
# 제주의 가을음식
10. 진하고 고소한 가을바다의 풍미- 제주 고등어
우리네 식탁과 친근한 고등어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생선이다. 낚아 올리자마자 죽는 특성으로 고등어회는 산지에서만 즐길 수 있기 때문. 살 오른 제주 가을 고등어는 싱싱한 회가 제격이다. 비린 맛없이 고소한 기름이 입안에 퍼지듯 육질이 부드러운 치즈케익처럼 녹아든다. 제주의 또 다른 별미는 ‘고등어해장국’. 원래 고등어를 주재료로 하는 죽이나 국은 추자도 음식이라고 한다. 고등어해장국은 11년 전 추자도 출신 주인장이 성미식당에서 처음 선보여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특별 메뉴다. 제주 고등어와 삼치를 뼈째 갈아 넣고 콩나물, 우거지 등과 함께 끓인 얼큰한 맛이다. 이 가을 미식가의 입맛을 사로잡는 제주 고등어회와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가능한 고등어해장국 한 그릇으로, 원조 ‘오메가3’를 충전해 보자.
▷ 위치 : 성미식당, 제주시 서광로18길 18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