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는 과기정통부 감사에 DGIST, 학내 갈등 '폭발'
2018.08.21 14:59
수정 : 2018.08.21 15:19기사원문
비정규의 정규직 선발과정에서 촉발된 각종 의혹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대한 감사를 1개월 이상 지속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감사 초기 짧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으나 현재는 2차 조사까지 이뤄지고 있다. 감사가 진행될 수록 학내 구성원 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DGIST 교수협의회가 과기정통부의 집중 감사에 반발, 학내 전 구성원의 이름으로 '부당 감사' 성명을 발표하자 노조와 일부 구성원들은 즉각 허위 성명서라고 맞불을 놓았다.
■교수협의회 "부당 감사 중단하라"
21일 DGIST에 따르면 DGIST 교수협의회는 전날 대강당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전 구성원의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과기정통부 감사팀은 작은 꼬투리를 잡으면서 DGIST 교육·연구자들의 의지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며 "부당 감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일부터 20일까지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부당 의혹을 제기한 본지 보도 이후 감사에 착수했다. 이후 학내 부정 의혹과 일부 연구원들의 연구과제 편법 사용 등의 제보를 받고 같은 달 30일부터 2차 조사를 시행 중이다.
곽준명 DGIST 교수협의회장은 "과기정통부 감사팀이 이미 결론을 내놓고 감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이 때문에 지난 16일 교수들이 모여 성명을 발표했고 교내 전 구성원이 모여 총의를 모았다"고 주장했다.
■노조 "날치기 발표" 규탄
그러나 해당 성명서가 구성원에 동의 없이 발표됐다며 노조 등은 반발했다. 교수협의회는 총회에서 설명했을 뿐이지 특정 의결을 모으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자리에 참석한 160여명은 교수협의회의 설명만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게 다수의 증언이다.
노조는 성명서를 '날치기 발표'라 교수협의회를 규탄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대구지역지부는 "DGIST 교수협의회는 18일 교수협의회 이름으로 성명서를 작성한 뒤 20일 전 구성원에게 설명을 하겠다고 통보했다"며 "그런데 20일 총회에서 성명서 주체를 일방적으로 전 구성원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점에 의혹을 제기해 전 구성원을 동요한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감사를 모두 마무리 지었다. 과기정통부는 이와 함께 건강 이상을 호소해 면담 연기를 미루던 손 총장에 대한 면담도 진행했다.
DGIST에 따르면 손 총장은 지난 10일 감사를 받던 중 어지럼증을 호소해 쓰러져 입원했다가 같은 달 16일 퇴원했다. 또 처장급 이상 보직교수 10명이 사퇴서를 제출했으나 모두 반려된 상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부당 감사'라고 지적을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감사 과정에서 들어오는 관련 민원에 따라 길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장에 대한 2차 면담으로 큰 틀에서 감사는 모두 마무리됐다"며 "9월 중으로 공정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