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이란 넘고 4강서 베트남 만날까
2018.08.21 17:29
수정 : 2018.08.21 17:29기사원문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힘겹게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0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E조 최종일 경기서 후반 17분 손흥민(토트넘)의 결승골에 힘입어 키르기스스탄을 1-0으로 꺾고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로써 축구 16강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준결승에서 한국과 베트남이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를 위해선 한국이 이란(16강.23일)과 우즈베키스탄-홍콩 승자(8강.27일)와의 두 차례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물론 베트남도 바레인(16강.23일)과 팔레스타인-시리아 승자(8강.27일)와의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가능해진다. 이번 대회서 드러난 흐름으로 보아 4강서 한국과 베트남이 격돌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한국은 16강에서 난적 이란을 만난다. 한국은 그동안 이란과의 축구 A매치 경기서 9승8무13패로 열세를 보였다. 그러나 U-23 대표팀간 경기서는 오히려 4승1무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란은 2020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3명의 와일드카드를 쓰지 않고 젊은 선수들로만 팀을 꾸렸다. 한국은 손흥민을 비롯한 3명 모두를 출전시켰다.
이란은 이번 대회 예선서 사우디아라비아와 0-0으로 비겼고, 북한엔 3-0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약체 미얀마에 0-2로 충격적 패배를 당해 종잡을 수 없는 팀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한국도 롤러코스터를 타긴 마찬가지. 첫 경기인 바레인전서 6-0의 통렬한 승리를 거뒀으나 말레이시아에게는 1-2로 패했다.
말레이시아는 최종전서 바레인에 3-2로 덜미를 잡혔으나 '승자승 원칙'에 의해 조 1위를 확보했다. 바레인은 이 승리를 발판으로 와일드카드를 획득, 조 3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는 말레이시아 등 그동안 약체로 평가돼온 동남아 국가들의 분전이 두드러졌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3개 팀이 조 1위로 16강 고지를 밟았다.
베트남은 D조 3경기를 치르면서 6골을 터트렸고 실점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깔끔한 축구를 선보였다. 파키스탄과의 첫 경기서 3-0 완승을 거둔 베트남은 네팔을 2-0, 일본을 1-0으로 꺾는 기염을 토했다. FIFA 랭킹 102위의 베트남이 55위의 일본에 승리를 거둔 것은 이번 대회 가장 큰 이변으로 손꼽힌다.
베트남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전반 3분 일본 골키퍼와 수비진의 실수를 틈타 결승골을 터트렸다. 응우옌 꽝하이의 골이 그물망을 흔들자 박항서 감독은 어퍼컷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시했다. 베트남이 아시안게임 축구서 16강에 진출한 것은 처음 있는 일.
베트남은 대진운도 좋은 편이다. E조 3위를 차지하고도 와일드카드로 올라 온 바레인을 상대로 16강전을 치른다. 바레인은 예선 첫 경기서 한국에 0-6의 완패를 당한 팀. 3경기서 6득점, 무실점 경기를 치른 베트남의 전력으로 미루어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4강 한국-베트남 맞대결 성사를 위해선 오히려 한국의 16강전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1년 아시안컵 8강전 이후 A매치 경기서 이란에 1무4패의 열세를 보여왔다.
이란은 골키퍼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21세 이하로 구성된 젊은 팀이다. 경험 면에서 뒤떨어질 것이라고 섣부른 판단을 내리다간 자칫 충격적 패배를 당한 예선 두번째 경기인 말레이시아전 같은 우를 범하게 된다. 한국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오는 29일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나게 될지 주목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