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능한국인 선정 김태용 대표 "기술의 가치 후배 기능인에게 전수하고 싶어"

      2018.08.24 16:44   수정 : 2018.08.24 16:44기사원문
휴대폰용 초소형 진동 모터, 수직수평 겸용사출기 등 자동차, 전자제품 등에 들어가는 극소형 부품 생산 국산화에 매진해온 기업인이 있다. 그 주인공은 지난 1997년 플라스틱 부품회사인 태성엔지니어링을 설립한 김태용 대표다. 김 대표는 35년간 사출성형업계를 지켜온 기술자이자 최고경영자다.

김 대표는 24일 플라스틱 사출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로 국위 선양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한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됐다. '이달의 기능한국인'은 10년 이상 산업체 현장실무 숙련기술 경력자 중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한 명씩 선정해 포상하는 제도다.


사출이란 정밀한 금형에 맞춰 원하는 모형을 오차없이 찍어내는 것으로 자동차 부품사출의 경우 내부에 들어가는 내장재나 외부 범퍼 등이 꼽힌다.

김 대표가 사출 분야에 발을 들인 것은 고등학교 졸업후 취업한 제일엔지니어링에서 사출기계 정비를 맡게 되면서다.

당시 사출을 위한 기계는 대부분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했다. 한번 기계 고장이 발생하면 수리하기까지 3개월이 걸렸고, 이는 회사 일정까지 좌우했다.

당시를 회상하며 김 대표는 "반만 이라도 (기계가) 돌아가보게 하자는 심정으로 고장난 기계를 수리하기 시작했다"며 "독어, 일어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 기계를 분해하며 모양과 위치를 노트에 꼼꼼히 기록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하다보니 어느순간 나도 만들 수 있게 다 싶더라구요. 당시 수입기계 1대값이 2억5000만원이었는데, 5000만원으로 만들면 무조건 성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기계를 만들어 줄 공장을 찾아 부품을 만들고 조립하면서 1호기를 만들었다. 이를 보완해 2호기, 3호기를 만들면서 독일제 사출기에 못지않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가격도 수입산보다 저렴했다. 기술에 대한 전문지식은 없었지만 현장에서 쌓은 경험이 노하우가 돼 이뤄낸 성과였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 쌓은 경험으로 직접 회사를 경영하고 싶다는 생각에 태성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시작은 단촐했다. 그의 아내와 단 둘이 회사 창고에 노후화돼 보관 중이던 기계를 고쳐 공장의 간접 설비를 마련하고 플라스틱 사출기 3대가 전부였다. 자동차 보조키 사출부터 시작했지만 녹록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개발 중인 휴대폰 진동 모터보다 더 작게 만들어내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전 재산을 개발비로 투자하는 바람에 식구들이 공장 사무실에서 생활해야 했지만 개발을 중단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것이 바로 4파이(π) 크기 진동 모터였다. 김 대표는 이 모터를 들고 국내외 휴대폰 제조사를 찾아다녔다. 가장 먼저 모토로라에서 태성엔지니어링 모터를 적용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태성엔지니어링 모터를 쓰면서 8년간 휴대폰 진동모터를 독점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주문은 늘었지만 당시 한사람이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은 100개가 전부여서 수요를 맞추기 어려웠다. 이같은 고민은 생산 자동화로 이어졌다. 기계 1대로 5명이 500개 생산하던 부품은 2명이 하루 2만개까지 생산 가능해졌고 불량률도 0.2%까지 떨어졌다. 그는 거기에서 안주하지 않았다. 수직 수평 사출기를 발명했고 금형까지 소화하면서 디지털 메모리카드 케이스까지 사업 분야를 넓혀갔다.

기술력과 생산성 사업 다각화라는 '세 토끼'를 잡은 셈이다. 김 대표가 최근 사업 못지 않게 힘을 쏟는 것은 바로 후배 기술인 양성이다.
김 대표는 “청소년 시절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막연하게 동경만하다 사출분야에 대한 기술을 익히면서 내 회사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됐고, 발전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발굴하고 끊임없이 기술 개발에 매진한 결과 20여년이 지난 현재 플라스틱 사출 회사의 CEO가 될 수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기술의 의미를 알려주고, 이들이 현장에서 더 큰 꿈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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