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자 가족, 경찰청장 면담 요구.. “입장 밝혀야”
2018.08.30 11:50
수정 : 2018.08.30 11:57기사원문
2009년 쌍용자동차 진압사태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승인으로 이뤄진 초법적 진압으로 드러나면서 쌍용차 해고노동자 가족과 노조는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면담을 요구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가족과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범국민대책위는 30일 오전 11시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에게 테이저건, 최루액 등을 쏟아부었던 경찰의 입장을 듣고 싶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28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2009년 쌍용차 노조원들의 파업 농성에 대한 경찰 진압을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최종 승인했다는 골자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경찰청에 사과와 함께 손해배상소송 취하,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권고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가족이기도 한 권지영 심리치유센터 와락 대표는 “청와대가 앞장서 파업노동자를 전쟁시 적군을 대하듯 하는 것을 확인했기에 이 보고서가 새롭지 않다”며 “청와대와 보수 언론들은 파업노동자들을 폭력적이고 과격한 집단이기주의자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가 파업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물리는 나라에서 누가 국가를 믿겠는가”라며 “잘못한 사람은 처벌해야 하고, 그에 앞서 노동자들에게 테이저건, 최루액 등을 쏟아부었던 경찰의 입장을 오늘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아 전 가족대책위 대표는 “사측 관리자들이 쌍용차 공장 정문 앞에서 농성 중이던 우리에게 욕설과 함께 물병과 돌멩이를 던지는데도 경찰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 등 단 한 번도 우리를 지켜주고자 하는 움직임도 없었다”면서 “하루는 김밥을 먹는데 갑자기 경찰 헬기가 저공비행을 하더니 모래바람을 일으켜 아이들이 울고 아수라장이 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 때 기억들도 조금 희미해져가지만 당시 책임자들이 죗값 받는 것을 보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책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고 저희에게 공식사과하면서 이 사건이 잘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살인자를 처벌하고 노동자는 공장으로” “국가폭력 진상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이명박 조현오 쌍용차가 죽였다, 즉각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이들은 경찰이 당시 파업 중인 노조원에게 유독성 최루액 원액 2000ℓ가 섞인 물 20만ℓ를 살포한 것을 비판하는 취지의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