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채솟값 한 달 만에 30% 급등…시금치 130% '껑충'
2018.09.04 11:39
수정 : 2018.09.04 14:43기사원문
여름철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솟값이 한 달새 30%나 뛰었다. 시금치 가격은 무려 130% 가까이 뛰었고, 고온에 민감한 무와 배추, 여름철 과일인 수박도 50% 이상 급등했다.
다만,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 오르는데 그쳤다.
정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급등한 일부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해 주요 농축산물의 공급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91로, 1년 전보다 1.4% 올랐다.
지난해 7∼9월 2%대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같은해 10월 1.8%로 내려간 이후 11개월째 1%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1%대에 머문 것은 2013년 11~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여름철 폭염·가뭄에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채솟값이 폭등했다.
실제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7.0%, 전월 대비로는 14.4% 상승했다.
이 가운데 채소류 가격은 7월보다 30.0%나 뛰었다. 시금치는 128.0%나 급등했고, 양배추(85.5%), 배추(71.0%), 수박(63.2%), 무(57.1%), 파(47.1%), 상추(40.5%) 등 주요 채소류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석유류 제품은 유가 상승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0%나 뛰며 전체 물가를 0.52%포인트 끌어올렸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11.0%, 13.4% 상승했고, 자동차용LPG(14.0%), 등유(12.7%) 등도 10% 이상 올랐다.
그럼에도 소비자물가가 1% 중반에 그친 건 지난 7~8월 누진제 구간 조정에 따른 전기료 인하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8월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8.9%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35%포인트 내리는 효과를 냈다. 전기료 인하를 제외하면 전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1.7% 상승한다.
서비스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상승했다. 개인 서비스 요금이 2.4%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77%포인트 높였다. 외식비와 외식 외 개인서비스 물가가 각각 2.6%, 2.2%씩 올랐다.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국내단체여행비(3.5%)와 콘도이용료(11.5%)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계절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9% 올랐다. 7월과 비교해선 0.2% 하락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서민 체감 물가지수인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 올랐다.
채소, 과일, 생선.해산물 등 50개 품목으로 구성된 체감물가지표인 신선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상승했다. 7월보다는 14.1%나 뛰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물가는 폭염 등 농축수산물의 계절적 상승압력이 완화되겠으나, 기저효과 등으로 1%대 안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9월은 추석물가 불안에 대비해 서민생활과 밀접한 주요 성수품 수급과 가격 안정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