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시된 '치매국가책임제'...인지저하부터 경증, 중증까지 맞춤형 관리

      2018.09.05 14:38   수정 : 2018.09.05 14:38기사원문
올해부터 '치매국가책임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치매시설 관련 예산도 급증하고 있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 예산 중 치매안심센터(254개) 개소에 따른 운영비, 치매전문병동(3개소) 확충지원, 중증치매노인 공공후견 사업(신규사업) 등에 876억원(60%)늘어난 2333억원을 편성했다. 또 치매전담형 노인요양시설· 주야간보호시설 신축 및 치매전담형 시설 증·개축에도 270억원 증가한 112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치매안심사회'라는 비전을 가지고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하기 위해 올해부터 치매 진단을 위한 자기공명영상(MRI)검사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인지지원등급을 신설하는 등 치매 이전 단계부터 관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 이전 단계부터 관리 시작
인구의 고령화가 급격해지면서 치매 관리는 필수로 꼽히고 있다.
2017년 5월말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71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3.6%를 차지한다. 하지만 2030년에는 24.5%, 2050년에는 38.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지난 2012년 조사한 치매 유병률에 따르면 치매 인구가 2030년이면 전체 노인인구 1269만명 중 10%인 127만명에 이르고 2050년에는 1799만명 중 15.1%(271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문제는 치매 환자 돌봄부담에 따른 실직, 정서적 고립 등으로 동반 자살 등 사회적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치매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치매발병 후 평균 4년, 최대 10년 동안 가족이 돌봄을 제공하는데 시설 입소 전까지 1명의 가족구성원이 하루 평균 5시간, 최대 10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인지저하 환자도 인지지원등급 대상
치매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치매는 치료가 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조기 진단해야 진행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부터 국가건강검진에 만 66세 이상 전국민을 대상으로 인지기능검사를 추가했다. 전체 치매 환자 중 85%가 66세 이상이기 때문이다. 또 치매 진단을 위한 신경인지검사나 MRI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특히 인지저하 환자를 관리하기 위해 인지지원등급을 신설했다.

예전에는 치매 진단을 받아야 장기요양대상자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인지저하 환자가 치매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단계부터 관리해야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지원등급에 해당되는 사람은 주야간보호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지난 4월부터 노인복지관에서 치매발병 고위험군인 경도인지저하자나 7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인지지원등급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원예, 미술, 음악 등을 활용해 인지활동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다. 이 활동은 전국에 있는 치매안심센터에서도 받을 수 있다.

■경증치매, 통합형 방문서비스 확대
경증치매 환자는 집에서 거주하면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통합형 방문서비스'를 제공한다.

처음 치매 진단을 받은 경증 치매 환자의 경우에는 초기 안정화를 위해 간호사가 월 2회 가정을 방문해 치매정보 제공 등을 진행한다. 이 서비스는 등급을 받은 날부터 2개월간 총 4회까지 본인부담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올해 시범사업으로 '통합재가서비스(요양+목욕+간호+상담)'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팀워크를 이뤄 치매어르신에게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거동이 가능한 치매 환자의 경우 주야간보호시설에서 인지치료 등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치매안심형 주·야간보호시설은 2022년까지 1400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중증치매, 치매안심형 입소 서비스 제공
중증 치매 환자의 경우 그동안 치매 특화형 장기요양 시설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일반 요양시설에 입원하게 되면 환자들에게 손이 많이 가고 돌봄의 강도가 높기 때문에 제대로된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이에 중증 치매어르신을 일반 환자와 분리해 전문적으로 돌보는 치매안심형 장기요양시설을 2022년까지 약 2800개소(5만8000명 정원)를 확충하기로 했다. 또 일반시설의 경우에도 정책가산금 등을 지원해 치매안심형 시설로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치매시설의 경우 열악한 근무조건 때문에 요양보호사 등 돌봄 종사자들이 이직이 잦다. 이로 인해 돌봄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장기요양시설 종사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을 위한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 설치하고 근속가산 지급 등을 통해 처우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간병 부담으로 지친 치매가족에게 여행 기회를 제공하여 휴식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한 24시간 방문요양서비스는 연간 6일 이내에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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