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카카오 이번엔 블록체인 격돌
2018.09.05 17:13
수정 : 2018.09.05 17:13기사원문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맞수' 네이버와 카카오가 블록체인 영역에서 또 한번 격돌한다. 두 회사 모두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며, 블록체인 기반 대중적 서비스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각자 현재 서비스 중인 생태계에서 활용되는 이른바 '보상형 코인'을 선보인다는 점도 같다.
검색부터, 모바일 메신저, 게임과 동영상, 웹툰, 음원 등 콘텐츠, 인공지능 기반 스피커까지 대부분의 사업영역에서 경쟁하며 국내 인터넷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제2의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블록체인 영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계열사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링크체인'과 '클레이튼'을 선보이며 블록체인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네이버는 '링크체인', 카카오는 '클레이튼'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통해 '링크체인'과 이 링크체인 플랫폼에서 활용되는 암호화폐 '링크'를 선보였다. 링크는 링크체인을 통해 출시되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이용자들에게 기여도에 따라 제공되는 보상형 코인이다.
링크는 향후 출시될 라인의 사용자 보상 기반 콘텐츠는 물론 콘텐츠, 커머스, 소셜, 게임, 암호화폐 거래소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지불 및 보상수단으로 활용된다. 이미 링크는 라인의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배포되기 시작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최고경영자(CEO)는 "링크는 라인이 공개하는 첫 암호화폐이자 보상수단으로 활용된다"며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사용 가능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통해 라인은 생태계에 기여하는 사용자들에게 부가가치를 분배하는 이용자 참여형 플랫폼으로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도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개발중이다. 오는 10월 테스트넷이 공개될 예정이며, 이와 함께 클레이튼에서 구동되는 서비스들도 출시될 예정이다.
카카오 역시 클레이튼에서 활용되는 암호화폐 '클레이'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클레이도 링크와 마찬가지로 클레이튼에서 구동되는 서비스들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보상 개념으로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 대중화 앞당기나, 콘텐츠 분야 적용 '관심'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출시가 블록체인 산업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는 인터넷 산업 각 분야에서 수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 2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메신저 '라인'과 우리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카카오톡'과 연계된 프로모션 등이 진행되면 단숨에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이용자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콘텐츠 분야에서의 경쟁이 예상된다. 네이버와 라인은 메신저를 기반으로 게임의 라인게임즈, 웹툰의 라인망가 등, 동영상 플랫폼 네이버TV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을 게임 서비스에 활용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던 사례가 있다. 최근에는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게임 자회사 '카카오게임즈', 음원 플래폼 '멜론'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M' 등을 거느리는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공개하며 핵심 서비스로 게임과 같은 콘텐츠 분야를 예로 들고 있는 만큼, 콘텐츠 분야에서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가 쏟아질 것"이라며 "이미 대중적인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양사가 블록체인 기반 보상형 암호화폐를 선보이게 되면, 다른 경쟁사들도 기존 서비스와 암호화폐 연계를 서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