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단계 막힌 북핵협상..정상간 톱다운 방식 다시 가동
2018.09.07 16:42
수정 : 2018.09.07 16:42기사원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실무협상이 벽에 부딛히자 남·북·미 정상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20일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 이달말 뉴욕 유엔총회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측 정상을 만나 운전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북·미간 교착국면을 타개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에 전할 메시지가 무엇이냐에 달려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의 입구조치에 해당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느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채택할 수 있느냐'가 협상 동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북·미 눈높이 어떻게 맞출까
미국이 바라는 비핵화 초기조치는 북한이 핵 신고·검증·폐기 원칙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 북핵 신고 정도는 해야한다는 것이 요구였다.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에 이같은 구두 약속을 받아내고, 미국을 설득하는 것에 초점을 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우리 정부가 비핵화 초기조치를 설득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구두로 그걸 한다는 약속을 토대로 종전선언을 채택한 후 북한이 핵신고를 하는 시나리오도 방법중 하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사단 파견에 이은 18~20일 남북 정상회담, 9월 중하순 유엔총회 계기 한미 정상회담으로 이같이 다른 눈높이를 조율해야 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 전화로 '수석 협상가'가 돼달라고 한 것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해결못한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도 특사를 통해 '미국이 조금만 움직여 준다면 북한도 비핵화를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위임을 했기 때문에 양쪽에서 다 '수석 협상가'로 임명됐다. 운전자가 됐다"고 말했다.
■특사단 메시지에도 미국 "행동 보여라"
특사단 방북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통화에서 전달해달라는 메시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김 위원장에 전달했다. 또 김 위원장의 메시지도 정 실장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통화로 미국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지만 말보다는 행동을 보일 것을 촉구해 아직 실무적 해법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7일 미국 국무부가 특사단 방북 결과 관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면서 특정 분야별 제품 등 유엔제재 완전한 이행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이 비핵화 시간표를 처음 제시한 것에 대해 싱가포르에서 동의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중요하다고 못 박았다.
인도를 방문중인 폼페이오 장관도 "김 위원장의 전략적 전환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며 "전 세계의 요구와 유엔안보리 결의를 북한이 준수하게 노력 중"이라고 했다.
북한도 건국 70주년 기념식(9·9절), 남북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미국과 협상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