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숨진 '반푸틴' 재벌 측근, 러시아 소행 의혹

      2018.09.08 20:36   수정 : 2018.09.08 20:36기사원문
올 3월 러시아 출신 사업가인 니콜라이 글루슈코프가 영국 런던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동안 그가 러시아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글루슈코프는 2013년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맨 채로 숨진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좁스키의 측근이다.

글루슈코프는 '러시아 이중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67)과 그의 딸 율리야(33)가 영국 솔즈베리에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돼 쓰러진 지 8일 만에 런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두 사건이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영국 경찰은 부검 결과 글루슈코프가 목이 눌려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살인사건으로 전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글루슈코프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경찰이 2013년 11월 그가 러시아인 2명과 접촉한 뒤 쓰러졌던 사건도 독살시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글루슈코프는 당시 영국 브리스틀의 한 호텔에서 모스크바에서 왔다는 러시아인 2명과 술을 마셨고, 다음 날 아침 호텔 룸 바닥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갔던 긴급의료원 케이스 카는 "글루슈코프가 호텔 방에 쓰러져 있었다. 그는 도움을 받아 일어섰는데, 매우 비틀거려서 침대에 앉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카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묻자 그는 전날 두 명의 러시아인과 샴페인을 마셨다고 말했다"면서 "정신을 차리니 호텔 방에 쓰러져 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카는 글루슈코프가 비정상적인 심장박동과 이상증후를 보였다고 전했다.

글루슈코프는 러시아인들이 베레좁스키와의 관계 때문에 자신을 독살하려 했다고 주장했지만, 현장에 함께 있던 경찰들은 그의 말에 큰 신뢰를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역 경찰은 당시 사건을 조사했지만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글루슈코프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올리가르히 척결 과정에서 쫓겨나 2001년부터 영국 런던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베레좁스키의 사업 동료다.

2010년 역시 영국으로 망명한 글루슈코프는 베로좁스키가 "러시아의 모든 주요 사건, 주요 범죄의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등의 신랄한 비판을 하다 숨지자 "타살로 확신한다"며 "(러시아 망명자들에게) 너무 많은 죽음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베레좁스키의 죽음을 놓고 자살과 함께 자살을 위장한 타살 등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으나 런던 경찰은 타살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자살로 결론 내렸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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