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韓 대외금융부채 급증…신흥국 리스크로 자본유출 압력 커질수도"

      2018.09.15 09:00   수정 : 2018.09.15 09:00기사원문
최근 신흥국 불안이 터키, 아르헨티나에 이어 남아공,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도 대외금융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남에 따라 신흥국 위험 확산 시 자본유출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해외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1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당초 정책신뢰도가 낮고 대외불균형이 누적된 일부 국가에 국한되는 것으로 여겨졌던 실물경제·금융시장 불안이 8월 이후 여타 취약 신흥국 시장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남아공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랜드화 가치가 8월 이후에만 12% 가량 하락했다.

인도네시아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외환시장 개입에도 루피아화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브라질은 10월 대선 관련 정치리스크, 러시아는 미국 제재, 인도는 유가상승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확대 등이 각각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지표가 크게 악화된 모습이다.


JP모간, 블랙록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투자자들이 취약국 시장에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개별국가의 상대적 여건을 무시하고 신흥국 전반에 대한 무차별적 매도에 나서는 전이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경제의 둔화 가능성, 취약 신흥국들의 누적된 대외불균형 등은 신흥국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로의 전환은 강달러·저금리의 수혜를 누렸던 신흥국 시장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떠올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신흥국들은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 반전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자본유출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신흥국들이 감당하기 힘든 속도로 미 통화긴축이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기관들은 미국의 경제여건과 연준의 과거 행보를 감안 시 신흥국 불안 확산에 대응해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중 무역전쟁도 양국 수출품목에 대한 관세부과 등으로 무역관련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 성장 둔화, 위안화 절하 가능성이 높아져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관세 부과로 성장률이 낮아질 경우 호주, 남아공 등 원자재 수출국, 대중 교역 비중이 높은 한국 등 인접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절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노무라증권은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대내외 건전성이 양호한 편이지만 브라질, 헝가리 등 중남미와 동유럽 국가들은 불균형이 심각하고 외채부담이 큰 상황으로 자본유출 압력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노무라는 이어 한국의 경우에도 금융위기 이후 대외건전성이 개선되었지만 1조5000억달러 규모의 대외금융자산과 비례한 대외금융부채는 1조2000억달러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신흥국 위험 확산시 자본유출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 권도현 연구원은 "신흥국 불안의 조기 해소가 어렵고 펀더멘털이 양호한 국가들로의 전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외국인투자, 외화유동성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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