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친구 성추행 혐의' 60대..흔들리는 진술에 1·2심 모두 무죄

      2018.09.16 11:52   수정 : 2018.09.16 11:52기사원문
법원이 피해자의 일방적인 진술만 있는 강제추행 사건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최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곰탕집 성추행' 사건과 상반되는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S씨(67)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S씨는 지난해 10월 인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자신의 10대 딸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A양의 엉덩이를 손으로 한 차례 만진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S씨는 장애를 가진 딸이 또래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자 하굣길에 동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양과 친구들은 S씨가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다며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현장에 폐쇄회로(CC)TV 영상 등 물적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가운데 이들의 진술은 S씨가 기소되는 데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하지만 재판에 돌입하자 A양은 "S씨가 만진 것 같다"며 추측성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 친구들도 수사기관에서의 주장과 달리 "잘 모르겠다. 우리끼리 그렇게 (목격했다고) 하기로 했었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4월 1심은 "검찰의 증거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S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의 항소로 진행된 2심에서도 판결은 같았다.

2심 재판부는 A양 등이 S씨의 눈빛을 거론한 것에 대해 "A양의 친구들이 지나가는 S씨의 딸을 여러 번 불렀는데도 딸이 이를 무시했다"면서 "다른 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딸의 이런 반응 때문에 쳐다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이어 "당초 목격자가 실제로는 엉덩이를 만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유죄의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판결은 확실한 물증이 없지만 피해자의 진술을 증거로 삼아 유죄로 인정한 곰탕집 성추행 사건과 대비돼 주목받고 있다.

앞서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B씨에게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CCTV 영상에 가려진 부분이 있는 등 명확한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피해 내용과 B씨의 언동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라는 점을 들어 유죄를 인정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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