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양의 날
2018.09.16 16:45
수정 : 2018.09.16 16:45기사원문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한국 조선해양업계의 현 위상은 초라하다.
'말뫼의 눈물'이 생각난다. 한때 조선 최강국인 스웨덴 말뫼의 코쿰스조선소가 불황으로 문을 닫을 때 얘기다. 2002년 그 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이 단돈 1달러에 팔려 울산의 현대중공업으로 실려 가던 날 스웨덴 국영방송은 장송곡을 틀었다. 이대로 가다간 울산과 거제, 통영과 군산에서 다시 통한의 눈물을 접해야 할 판이다. 세계적 불황이라는 쓰나미는 어쩔 수 없다 치자. 그러나 조선업계 노사가 나눠 먹기에 급급하느라 생산성 향상을 게을리 한 점은 뼈아프게 돌아봐야 한다. 지난해 조선분야 특허출원 건수가 2014년의 절반 수준이라니….
지난 40여년 '수출 효자산업'을 이대로 주저앉게 해선 안 된다. 조선업계와 중앙·지방 정부 할 것 없이 이중의 과제를 안게 됐다. 기술혁신으로 경쟁력을 배가하는 한편 '새로운 출구'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세계 최초의 철갑선 거북선을 만들었던 우리다. 업그레이드된 안전성과 친환경성까지 갖춘 '스마트 선박'을 못 만들 까닭도 없다. 4차 산업혁명기에 조선소들이 입지한 지자체들의 책임도 무겁다. 조선업 이외에 산업 다각화를 통한 도시재생에 눈을 돌려야 한다. 친환경에너지·정보기술(IT)·제약 등 지식기반산업을 키워 '눈물을 닦고 기적을 일군' 말뫼의 사례를 음미해볼 만하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