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분배' 논란 가계동향조사 전용표본 사용한다…통계 불신 해소는 미지수

      2018.09.18 12:11   수정 : 2018.09.18 12:21기사원문
통계청이 2020년부터 가계동향조사를 재통합하기로 한 건 소득과 지출 산출주기가 각각 연간, 분기별로 달라 통계간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통합 가계동향조사는 소득 포착률을 높이기 위해 가계소득·지출조사만을 위한 전용표본을 사용하기로 했다. 표본은 7200가구다.

표본조사 주기도 바뀐다. 기존에 표본가구로 선정되면 3년간 쓴 가계부를 조사했지만 앞으로는 6개월 조사-6개월 휴식-6개월 조사 등 1년간만 조사하는 식이다.

다만, 황수경 전 통계청장 경질 사태를 야기한 가계동향조사 신뢰도를 둘러싼 논란이 잦아들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통계청은 전임 청장 시절 가계동향조사 재통합 방안이 결정됐다는 입장이지만 공교롭게도 소득분배 악화 논란에 황 전 청장 경질 이후 가계동향조사를 손보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통계의 연속성을 의미하는 시계열 단절도 문제다.
당장 2019년분부터 통합 가계동향조사가 나와도 종전 방식인 2017~2018년 통계와 단순 비교가 어렵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가계동향조사 시 표본간 사후보정을 통해 시계열 비교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2020년부터 가계동향조사 재통합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통합작성방안'에 따르면 오는 2020년 5월 통합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첫 공개된다. 2019년 1·4분기~4·4분기 및 2020년 1·4분기까지 동시에 발표된다. 2016년말 가계동향조사 지출과 소득 부문을 각각 분기, 연간으로 나눠 산출하기로 한지 2년 만에 다시 종전대로 회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만, 내년까지는 통계 혼선을 줄이기 위해 현행 분기별 가계소득통계가 한시적으로 유지된다.

통계청은 가계동향조사 재통합 이유로 분기소득통계를 원하는 정부부처와 학계의 지속적인 요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동향조사가 통합돼 소득과 지출을 연계하게 되면 2017년부터 산출이 중단된 평균소비성향, 흑자액 등 가계소비여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 생산이 가능해진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현재는 가구 단위에서의 소득과 지출의 연계분석이 곤란하다"면서 "가구단위 연계분석이라는 장점은 살리면서 고소득자 소득 포착이 미흡했던 부분은 전용표본을 이용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과 가장 큰 차이점은 전용표본 설계다. 현재 경제활동인구조사와 동시에 가계동향조사를 실시하는데, 앞으로는 가계소득과 지출 만을 조사하기 위한 표본가구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36개월간 가계부를 조사하는 방식에서 6개월 연속 조사 후 6개월 휴식기간을 두고 다시 6개월 동안 조사를 하는 '6·6·6' 방식을 활용한다. 실제 조사기간이 3년에서 1년으로 대폭 단축되는 것이다.

통계청은 1개월 순화표본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계지출 조사 응답 부담이 크게 늘어나 현장조사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답례품 가격 상향, 홍보 강화, 조사자 교육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통계 신뢰도 논란 해소는 미지수
다만, 가계동향조사 신뢰도 논란은 2020년 통합 가계동향조사가 나올 때까지 이어질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장 교체 직후 가계동향조사가 손질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보건사회연구원 재직 당시 지난 4월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통합 관련 1차 업무토론회 회의와 7월 2차 외부전문가 회의에서 서면을 통해 한 가구를 최소 1년 이상 조사해야 하며, 조사항목은 세분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익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신임 통계청장이 오기 전 전임 청장 때 다 결정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통합 가계동향조사가 나오면서 생길 수 있는 시계열 단절과 관련해선 조사 과정에서 종전 경제활동인구조사 당시 쓰이던 표본과 전용표본간 차이를 보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러나 저러나 앞으로 통계청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면서 "소득분배 지표가 잘나오면 잘나오는대로 통계 '마사지' 논란, 안좋게 나오면 소득주도성장 효과를 두고 '그러면 그렇지'라는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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