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인공지능 면접'...은행권, 달라진 하반기 채용 스타트
2018.09.21 15:22
수정 : 2018.10.09 21: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시중은행들이 아웃소싱과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색다른 방식으로 하반기 공채를 진행한다. 이는 채용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일각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이같은 공채 방식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 은행공채 일제히 스타트...AI 면접 등 눈길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하반기 공채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이미 지난 8월 31일 원서접수를 시작해 이번달 10일 마감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지난 17일과 18일에, 하나은행은 오늘 저녁부터 원서접수에 들어간다. 이들 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은 올 하반기에 총 200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과거 채용비리로 홍역을 치뤘던 만큼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한다. 우선 국책은행을 포함, 은행 대부분이 모든 채용과정을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했다. 일전에도 외부 업체가 부분적으로 채용 과정에 관여한 적은 있었지만, 이처럼 서류심사와 필기시험 제출, 면접관 섭외 등 전 과정에 걸쳐 관여하는 경우는 이번이 첫 사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내부감사부서의 통제도 더욱 강화하면서 채용과정 전반에 대한 외부 업체의 엄밀한 관여까지 더한 것이며, 기본적으로 모든 채용 절차는 '블라인드'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은행권 공채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금융권에서는 보기 어려운 AI 면접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면접 과정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 지원자가 인공지능 면접관의 질문을 듣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PC와 마이크, 웹캠 등 인공지능 면접에 필요한 기본 여건이 갖춰진 곳이면 어디서든 사이트에 접속해 면접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은행권의 설명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인공지능 면접이 끝나면 인공지능이 면접자의 음성과 표정, 그리고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했는지 등을 평가하게 된다"면서 "다만 대면 면접이 안 이뤄지는 것은 아니고 우선적으로 인공지능 면접을 진행, 이를 참고 삼아 추후에 대면 면접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은행권 공채에서는 분야별 채용도 처음으로 진행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평가와 모집 분야별 필기 시험과목을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자산관리(WM), 정보통신기술(ICT)·디지털, 리스크·빅데이터, IB·자금운용·금융공학 등 총 5개 분야로 나눠 평가한다.
■"공정성 시비 차단" vs "수험생 부담 가중"
은행권은 이같은 방식을 통해 채용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공정성 논란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엇보다 최대한 객관적인 평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방안을 실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며 "확실히 이전보다 채용 과정에서의 잡음은 많이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새로 도입되는 일련의 방식들로 인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주화 등으로 정작 은행이 진정으로 바라는 인재상을 선발하지 못하거나 다소 복잡해진 절차로 인해 구직자의 부담이 한층 가중될 수 있다"며 "처음 시행되는 방식들이 많은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적지 않은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