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추석이후 서울 집값 '안정세', 매물품귀는 여전"
2018.09.26 13:11
수정 : 2018.09.26 13:11기사원문
정부가 치솟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추가 규제·공급 대책을 동시에 발표했지만 매물 품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가주택일수록 매도시 세금부담이 적지 않은데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보니 당분간 매물을 보유하려는 집주인과 매수자간 치열한 눈치싸움으로 거래시장 관망세는 유지될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다만 급등세를 보이던 집값은 당분간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분석됐다.
■당분간 서울 집값 안정세
26일 파이낸셜뉴스가 부동산 업계 전문가 6인에게 '추석 이후 서울 주택시장 움직임'을 조사한 결과 치솟던 집값 상승세가 당분간 '잠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규제대책 뿐만 아니라 서울 등 주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공급 대책까지 발표해, 이를 지켜보는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서울 집값은 안정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투기적 수요에 대해서는 자금 차단, 자본차익 저하, 보유에 대한 부담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카드를 모두 동원한 상태"라면서 "주택 임대소득세강화가 빠져 있지만 당분간 수요위축을 가져와, 지난 6~8월 나타난 가격 급등이나 불안은 다소 진정될 것"이라고 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종부세 강화에 이어 집값을 잡기 위한 공급대책을 정부가 추가로 발표해 (올 하반기까지) 집값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다만 집값 잡기 외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고주택 관리 등 부동산 시장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일부 저평가된 지역으로 수요가 분산될 수 있지만 올 하반기까지 전체적인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정부가 추가 발표할 서울 신규 택지개발 9곳과 하반기 금리에 따라 집값 둔화 속도나 폭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0.51%)보다 0.16%포인트 줄어든 0.35% 상승하는데 그쳤다.
■매물품귀 당분간 지속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정부가 고강도로 평가받는 8·2부동산 대책 등 각종 대책을 발표했지만 집값이 수개월새 다시 빠르게 오른만큼 이번 대책의 효과도 미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매도·매수자의 '심리적인 위축'만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규 주택 공급량이 많아야 그만큼 주택 수요도 분산되지 않겠냐"면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 물량만 해도 5000가구가 넘는데, 서울이나 일부 수도권에 몇만가구 공급한다고 해서 집값을 잡을 수 있겠냐.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반적인 서울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에 고가주택이나 재건축 단지로 많이 올랐던 강남3구나 마용성 가격이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더라도 나머지 저평가된 지역의 아파트들이 똘똘한 한 채로 주목받으며 대신 가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매물품귀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각종 세금 규제에 막힌 매도자가 섣불리 매물을 내놓지 않을 것이며, 매수자도 '관망세'를 유지해 매매거래 분위기가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욱 가라앉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함 랩장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한풀 꺾이고 9·13대책의 강력한 대출규제로 대책 이전보다 매물은 나올 수 있겠지만, 매수·매도자 눈치보기 장세라 호가 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은 여전해 급매물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지금처럼 아파트값이 높을때는 증여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렇다보니 강남권 거주자들도 매물로 내놓기 보다는 실거주하거나 장기 보유쪽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시장 분위기 '불안' 가능성↑
매매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매수 수요자 중 일부가 전세수요로 전환하고 신규 임대사업자들의 세제 혜택이 축소돼 늘어난 세금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되면, 전세시장은 장기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본부장은 "주택시장 규제가 심해지다 보니 전세로 남으려는 수요가 늘고, 임대사업자를 등록하지 않은 일부 집주인들이 전세가격을 올리면서 장기적으로는 전세가격도 오를 것 같다"고 했다.
박 교수는 "서울 집값이 전체적으로 올랐기 때문에, 만기된 전세매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같이 오를 것"이라면서 "특히 수요가 높은 서울이나 경기도 과천 등일수록 전세가격 상승이 뚜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