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이 전한 김정은의 비공개 발언…"속임수 쓰면 美보복 감당 못해'

      2018.09.26 14:50   수정 : 2018.09.26 14:50기사원문

【서울·뉴욕(미국)=이태희 조은효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에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핵심내용으로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비핵화 이외의 다른 선택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를 적극 강조했다. 특히 북한이 비핵화 불이행 시 미국의 보복조치를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열린 CFR·KS(코리아소사이어티)·AS(아시아소사이어티) 공동주최 연설 후에 가진 질의응답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한이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도대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라며 ”그렇게 되면 미국이 강력하게 보복할 텐데 그 보복을 북한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세계인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을 못 믿겠다', '속임수다', '시간 끌기다'라고 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에야말로 북한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을 만나서도 "비핵화 의지가 분명한데 국제사회 평가가 인색해 답답하다"고 토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을 통해 국제사회에 비핵화 진정성을 다시한 번 알리고 싶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이 원하는 미국의 상응 조치가 대북제재 완화만이 아니라는 뜻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날 미국 뉴욕 파커 호텔에서 폭스뉴스채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상응조치는 반드시 제재 완화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선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고, 또 인도적인 어떤 지원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예술단 교류와 같은 비정치적인 교류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비공개 메시지' 전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선언을 언급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공개 되지는 않았지만 비공개 메시지에 핵시설 폐기에 대한 검증이나 핵물질 신고 등과 관련한 초기 조치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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