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에서 디스플레이로 진화
2018.09.26 16:07
수정 : 2018.09.26 16:07기사원문
음성 비서기능만 갖춘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이 사라질날이 머지 않았다. 'AI 스피커' 제조업체들이 잇달아 화면을 장착한 제품을 쏟아내며 '스피커'라는 이름을 '디스플레이'로 개명할 태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 가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레노버 등이 모두 AI스피커에 10인치 안팎의 대형 화면을 달고 시장선점에 나선다.
■15인치 화면까지… '스피커'이름 빠질까
아마존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본사에서 화면 달린 AI 스피커 '에코쇼' 2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7인치 화면을 달았던 1세대 모델에 비해 10인치로 화면을 키웠다. 사실상 태블릿PC와 영역이 겹치는 셈이다. 안드로이드 헤드라인에 따르면 페이스북도 올 가을 코드명 '알로하'와 '피오나'라는 이름의 스마트스피커 2종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중 1개 모델은 15인치 화면을 달고, 1개는 작은 화면을 장착한 모델로 출시된다.
구글이 다음날 내놓는 '구글 홈 허브'도 스피커보다 하면이 차지하는 영역이 더 크다. 7인치 화면을 달고 구글 지도나 날씨 등을 카드 형식으로 보는 기능을 넣었다. 구글은 앞으로 유튜브와 연동되는 다양한 기능을 넣을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하다. 같은달 AI스피커를 출시하는 레노버는 '스마트 디스플레이 10'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름에서 '스피커'를 빼버리고 '디스플레이'를 넣었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되는 기기다. 유튜브 HD 영상을 즐길 수 있고, 구글 듀오로 화상통화도 할 수 있다. 날씨 정보를 물으면 화면으로 정보를 볼 수도 있다. 10W 스피커도 갖춰 음악 감상에도 무리가 없다. 지난달 JBL이 내놓은 '링크 뷰'역시 7인치 화면 양쪽에 스피커를 단 형태다. 500만화소 카메라를 갖추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할 수 있다.
■동영상 광고 새 시장 열리나
제조 업체들이 과거 3년간 저사양 저가격으로 소비자층을 공략했다면 이제 고사양 제품에 영상콘텐츠를 연결해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특히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화면 달린 기기가 많이 퍼질 수록 돈을 벌수 있는 기회도 늘릴 수 있다. 모바일기기나 PC화면에서만 보여주던 검색광고나 쇼핑광고도 붙을 가능성이 높다.
IT전문매체 디지털 트렌즈는 "최근 들어 미디어들이 AI스피커나 스마트스피커라는 말보다 스마트 디스플레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쓰고 있다"면서 "스피커에 화면을 달면 소비자들이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구글 등은 광고도 붙일 기회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