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관 인준 갈등’ 중간선거로 옮겨붙나

      2018.10.07 16:56   수정 : 2018.10.07 16:56기사원문
성폭행 의혹으로 지난달 여야 당쟁에 불을 붙였던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가 6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을 통과해 미 역사상 114번째 연방대법관이 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인준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한 달 뒤로 다가온 중간선거에 기름을 부었다며 더욱 치열한 선거전을 예고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캐버노 후보의 인준한 투표를 진행해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이를 통과시켰다.

상원의 대법관 인준 과정이서 이처럼 표 차이가 근소한 경우는 1881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투표는 공화당 51석, 민주당이 49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 거의 당론에 따라 갈렸으나 민주당의 조 맨친 의원(웨스트버지니아주)이 당론에서 벗어나 인준에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는 2명이 기권했다.
투표 중 방청석에서 고성을 지르던 반(反) 캐버노 시위대 일부가 퇴장 당했으며 상원과 대법원 인근에도 캐버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현지 경찰은 이와 관련해 16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캐버노 후보는 6일 밤에 대법관 취임 선서를 마쳤다.

지난 7월 지명 이후 캐버노 후보를 지속적으로 감쌌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인준 통과 소식에 즉각 트위터에 축하 메시지를 썼다.

그는 "우리의 대단한 후보 브렛 캐버노를 인준한 미 상원에 박수를 보낸다"며 "대법원 앞에 모인 시위대는 200명정도 밖에 안 되어 보이는데 캔사스주 공화당 유세장 연단 앞 몇 줄도 채우지 못할 숫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방화범에게 성냥을 줄 수 없다. 화난 좌익 군중에게 권력을 줄 수 없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정치를 하기에 너무 극단적이고 너무 위험해졌다"며 "공화당 지지자들은 군중들의 지배가 아닌 법치를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언론들은 캐노버 인준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이 다음달 6일 중간선거를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캔터키주)는 이번 인준 과정에 대해 "우리 지지자들에게 불을 붙였다"고 평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공화당 내에 '브렛 반동'이라 불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공화당 지지자들이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흩어진 상태였지만 이번 인준 사태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맹렬한 공격을 목격하고 다시 결집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인사들 역시 캐버노 후보 인준안이 결국 통과되면서 충격을 금치 못했다며 반트럼프 세력이 더욱 열정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해 닐 고서치 대법관에 이어 대법원에 두 번째로 보수성향 판사를 들여보냈다. 이로써 미 대법관들의 정치성향은 보수 5명에 진보 4명으로 기울어졌다.
이러한 성향은 대법관 본인이 사직하지 않는 이상 종신직인 만큼 트럼프 정권이 끝난 이후에도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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