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소통 경영 ‘고객 의견 車에 담는다’

      2018.10.09 17:05   수정 : 2018.10.09 18:42기사원문
#. "A로(路)는 A급, A학점 등 최고가 되고 싶은 젊은 세대가 선택하는 'A급의 길'을 뜻하는 합성어입니다. 이를 반영해 '세상의 모든 A로 향하다'는 의미를 담은 기아차(KIA) 로고를 'K_A'로 표현해 봤습니다."

#.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토크'를 잘 모르는데, 제품을 설명하는 카달로그에는 최대토크가 얼마인지만 적혀 있습니다.

와닿지 않는 용어와 외국어 대신 시각화해서 표현하고 한글을 활용하면 훨씬 이해가 빠릅니다."

기아자동차가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레드 크레에이터 아이디어 페스티벌' 발표회에서는 현업 마케팅 담당자들의 아이디어를 뛰어넘는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임직원들은 곳곳에서 탄성을 자아냈고, 일부에선 "저런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박수를 보냈다.

기아차는 젊은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올해 처음 레드 크리에이터를 출범시켰다.

지난 5월 선발된 50명의 대학생들은 5개월간 팀을 꾸려 기아차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고, 개선할 점 등을 반영한 새로운 마케팅 아이디어를 지난 2일 경연 방식으로 발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팀은 'KIA'로고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동시에, 20~30대 고객들에게 젊은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는 동영상을 제작해 선보였다. 우수상에는 '읽는 게 아닌 보는 카달로그'를 실제 니로EV 카달로그에 적용해 발표한 팀이 선정됐다. 이 팀은 평소 전문적이고 외국어가 남용된 카달로그를 보기 쉬운 이미지와 쉬운 우리말을 적용해 새롭게 선보였다.

기아차는 이날 대학생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실제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은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직접 듣고 개선해야 할 부분을 알게됐다"며 "당장 마케팅에 적용해도 부족함이 없는 아이디어도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고객 소통'은 최근 자동차 업계 마케팅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략이다. 소통을 통해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해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현대차 역시 고객 소통 프로그램 'H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올해 3회째로 진행해오고 있다.

H 옴부즈맨은 현대차의 상품과 서비스, 마케팅, 공유가치창출(CSV)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고객의 의견을 듣고 고객과 함께 개선 방안을 만들어가는 대표 고객 참여형 소통 프로그램이다. 현대차는 2기 옴부즈맨이 제안한 개선안 19건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 등 8건을 올해 실제 마케팅에 적용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사양, 트림 구성 등에 옴부즈맨 의견이 반영된 소나타 커스텀 핏을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회사가 제공하는 정보에 익숙해있던 고객들이 최근에는 직접 경험하고 상품제작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들 역시 단순히 보여지는 이미지를 넘어서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차는 지난달 폭스바겐그룹에서 브랜드 체험관 총책임자를 맡아온 코르넬리아 슈나이더를 고객경험본부 내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담당상무로 영입했다.
현대차는 슈나이더 상무 영입이 브랜드의 전반적인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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