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공포 확산..아시아 '검은 목요일'

      2018.10.11 19:03   수정 : 2018.10.11 19:03기사원문
미국 증시 급락의 여파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새파랗게 질렸다. '검은 목요일'에 비유될 만큼의 폭락세다. 이탈리아 리스크로 시작해 미국 채권금리 급등, 신흥국 위기 확산, 실적 경고 등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진 결과다.

원·달러 환율도 1% 가까이 급등한 달러당 1140원대로 1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4%(98.94포인트) 내린 2129.67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4월 12일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스피가 8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한 것도 2014년 5월 7일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89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8거래일째 매도 행진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 이후 2조3009억원 규모를 팔아치웠다. 지수가 100포인트 가까이 추락하면서 시가총액이 하루 새 65조원이나 줄어들었다. 35년 코스피 역사상 최대다.

코스닥지수도 5.37%(40.12포인트) 급락하면서 700선대로 주저앉았다. 종가인 707.38은 지난해 11월 7일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검은 수요일'로 불릴 정도로 전날 미국 증시가 급락한 충격이 컸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 부담과 기술주 불안 우려가 겹치며 다우존스30, 나스닥 등 주요 지수가 3, 4%대 급락했다.

이에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식시장도 타격을 받았다. 이날 대만 자취안지수는 6.39%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도 3~5%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증시도 1%대 하락 출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이 옵션만기일인 데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급락에 따른 반대매매 출회로 낙폭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달러화 강세가 진정되거나 미·중 무역분쟁이 전격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않는 이상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코스피 1차 지지선인 2100선이 무너질 경우 2000선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채권을 사기 위해 유동성이 빠져나가면서 미국 주식시장도 성장주 등이 타격을 입었고 그 여파가 신흥시장으로 옮겨온 것"이라며 "미 국채 10년물이 2%대로 진입해야 매도세가 진정되는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원화 가치도 '뚝'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92%(10.40원) 급등한 달러당 1144.40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140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 10일(장중 1143.0원) 이후 1년 만이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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