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배구조 개편 박차… 카드·캐피탈 지분 매각 임박

      2018.10.14 17:19   수정 : 2018.10.14 17:19기사원문


롯데그룹이 대규모 계열사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진행하며 지배구조 개선작업 재개의 신호탄을 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롯데지주 자회사로 편입했고 계열사들 간의 지분거래를 통해 순환출자 문제와 행위제한요건 해소에 나섰다. 유통·금융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우선 과제 중 하나를 해결했다며 다음은 금융계열사 매각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신동빈 회장 복귀… 지배구조 개편 진두지휘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 10일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으로부터 롯데케미칼 지분 796만5201주(23.24%)를 2조2274억원에 인수했다. 롯데지주의 지배구조 밖에 있던 핵심 계열사를 지주회사 체제로 편입한 것으로 배당수익과 지분법 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이 그동안 롯데그룹 전체 이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캐시카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 자회사 편입으로 내년도 4800억원 이상의 지분법이익을 얻을 것으로 추정했다.

롯데케미칼 인수시점도 롯데지주에게는 절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 경영복귀 직후에 발생한 이벤트이지만 롯데그룹이 일본 주주들의 설득을 위해 사전 작업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공교롭게도 주식시장이 하락한 시점에 블록딜이 결정돼 롯데지주로서도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인수에 따른 후속조치도 잇따랐다. 롯데케미칼은 같은 날 롯데지주 주식 17만1460주와 롯데알미늄 주식 13만6908주를 호텔롯데에 매각하고, 롯데자산개발 주식 827만4388주를 롯데물산에 처분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지주회사 편입에 따른 후속조치"라며 "순환출자구조와 지주회사 행위제한요건 해소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일 지주에 편입된 롯데케미칼은 롯데지주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순환출자에 해당한다. 롯데알미늄 역시 롯데지주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순환출자 해소 차원에서 매각됐다.

롯데자산개발 주식 매각은 지주회사 행위제한요건 해소 차원이다. 롯데자산개발은 전일 손자회사로 편입한 롯데건설이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행위제한요건 해소를 위해 지분을 매각했다는 설명이다. 지주회사가 증손자회사를 보유하려면 지분 100%를 가져야 한다.

■다음은 '금융계열사 매각'

롯데케미칼 자회사 전환으로 롯데홀딩스 계열인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등만 편입하면 계열사들은 롯데지주의 체제로 들어오게 된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일본롯데를 정점으로 하는 계열집단과 롯데지주 산하 자회사 등 두 축으로 나뉘어 있다"면서 "내년 9월까지 지주회사 전환 행위제한요건 해소를 위해 추가적인 지분구조 변경이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금융계열사 지분 매각이 시급하다. 현행 공정거래법에는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사를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둘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등 금융계열사는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단기적으로 가장 시급한 과제가 금융계열사 매각과 롯데케미칼 인수였는데 하나가 해결됐다"면서 "특히 롯데지주가 케미칼 인수자금을 단기차입했는데 금융사를 매각해서 자금을 상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장기적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이 많다. 면세점 부진 등 안팎의 여건상 상장은 급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축은 아니다"라며 "일련의 지분정리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소요 등을 감안하면 상장이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결정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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