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고 정지용·가야금 명인 고 황병기 금관 문화훈장 수훈
2018.10.17 08:36
수정 : 2018.10.17 08:36기사원문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문화예술발전유공자’로 ‘문화훈장’ 수훈자 19명,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수상자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 장관 표창)’ 수상자 8명 등 총 32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시상식은 오는 24일 오후 2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멀티프로젝트홀(지하 1층)에서 열린다.
최고의 영예인 금관 문화훈장은 시인이자 전 이화여자전문학교 교수인 고(故) 정지용 시인과 고 황병기 가야금 명인에게 수여된다.
고 정지용 시인은 1926년 유학생 잡지인 ‘학조’에 시를 발표한 후 주목받기 시작해 1930년대에는 김영랑 등과 함께 동인지 ‘시문학’을 발간했다. 이효석 등과 함께 9인회를 결성해 한국 시단 대표 인물로 떠올랐으며 ‘정지용 시집’, ‘백록담’, ‘지용시선’ 등이 출간되면서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선구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고 황병기 가야금 명인은 중학교 때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한 이래 당대 최고의 명인들로부터 가야금 정악과 산조를 배워 전통을 계승했다. ‘침향무’, ‘숲’, ‘시계탑’ 등 활발한 창작활동을 통해 국악의 영역을 확장하고, 국악과 서양음악,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했다.
백남준, 윤이상, 존 케이지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한국 전통음악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이화여대 국악과 교수로 활동하면서 훌륭한 가야금 연주자를 많이 양성해 교육자로서도 독보적인 공로를 남겼다.
은관 문화훈장은 시조 시인 고 조오현(무산 스님), 고 허동화 전 한국자수박물관 관장, 신창재 교보생명보험 대표이사 회장 겸 대산문화재단 이사장, 염무웅 문학평론가, 조흥동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 등 5명이 수훈한다.
시인 고 무산스님은 1968년 ‘시조문학’에 등단한 이후 시집 ‘아득한 성자’, ‘비슬산 가는 길’, ‘적멸을 위하여’, ‘마음 하나’ 등과 산문집‘죽는 법을 모르는데 사는 법을 어찌 알랴’ 등을 출간해 불교적 사상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대표적 시조 시인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재)만해사상실천선양회를 만들어 유심지를 복간하는 등 한국문학 중흥의 장을 열었으며, 만해 사상을 계승해 국내외 문화 교류에도 적극 기여했다.
고 허동화 전 한국자수박물관 관장은 자수와 보자기 분야 연구에 헌신하고 우리나라 초창기 규방 공예 연구의 기틀을 닦았다. 한국 전통공예의 우수성을 알리는 국내외 수많은 전시활동을 통해 전통자수공예를 국가 문화재 반열에 올리고, 한국박물관협회를 설립해 국내 박물관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타계 직전, 수집한 유물 오천여 점을 서울시에 기증했다.
신창재 교보생명보험 대표이사 회장은 1993년부터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대산문학상’, ‘대산창작기금’, ‘서울국제문학포럼’ 등을 지원하고, ‘광화문글판’, ‘책사랑운동’ 등으로 문학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2017년에는 한국시인협회에서 ‘명예시인’에 추대됐다.
염무웅 문학평론가는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평론 ‘최인훈론’으로 등단한 후 한국의 대표적 문학 비평가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평론집으로는 ‘한국 문학의 반성’, ‘혼돈의 시대에 구상하는 문학의 논리’, ‘모래 위의 시간’, ‘문학과 시대현실’, ‘살아 있는 과거’가 있으며 산문집으로는 ‘자유의 역설’, ‘반걸음을 위한 생존의 요구’, ‘문학과의 동행’ 등이 있다.
조흥동 대한민국 예술원 부회장은 국립무용단에 입단한 후 지도위원을 거쳐 초대 상임안무가를 지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한량무’ 보유자로 선정됐다. 특히 2017년 국립무용단의 ‘향연’ 안무,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막식 구성과 안무를 총괄해 무용계 전반의 발전과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보관 문화훈장은 △한중수교 10주년 기념 청동 조각 작품을 한국 정부에 기증하는 등 한중문화예술교류 증진에 크게 기여한 한메이린 중국 저명예술가, △1963년 소설‘동행’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해 다수의 작품활동으로 한국 문학계 발전에 기여한 전상국 소설가, △한국 기업디자인 분야를 개척한 제1세대 산업디자이너인 안정언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독일어권에서 여성 작곡가로는 최초로 작곡과 정교수(독일 브레멘 국립예술대학)’로 임명되어 유럽 현대음악계에 위상을 떨친 한국작곡가 박영희 독일 베를린예술원 회원, △1965년 희곡‘철새’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극작가로서 53여 년간 60여 편의 희곡 등을 저술해 한국 창작희곡 발전에 기여한 노경식 서울연극협회 고문 등 5명이 받는다.
옥관 문화훈장은 △제주 4.3 사건을 작품으로 완성하는 등 미술의 사회적 기능을 구현한 작가로 높이 평가받는 강요배 화가, △국악이론 분야 연구와 국악방송 제작, 진행자로 국악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김영운 한양대 국악과 교수, △서도소리 가사집 출간, 서도소리 음반집 발매 등 전통서도소리 보존에 기여한 박기종 전통서도소리보존회 회장 등 3명에게 수여된다.
화관 문화훈장은 △김포 지역의 문화 발전에 기여한 이하준 김포문화원 원장, △프랑스에 한국 문화를 홍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한불 문화교류에 크게 기여한 필립 소렐 프랑스 몽펠리에광역시 시장, △흑유자기와 전통 찻사발의 복원에 성공해 문경전통찻사발축제를 발족하고 해외에 한국공예의 우수성을 알린 천한봉 도천도자미술관 관장, △한국은행 본점, 포스코 센터 등의 건축물 설계와 건축의 대중화, 젊은 건축가 발굴을 위해 노력한 이광만 ㈜간삼건축 대표 등 4명이 수훈한다.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은 5개 부문에서 5명에게 수여한다. △문화 부문에서는 지역문화 발전과 문화소외계층 해소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회장 김혜경, △문학 부문에서는 시‘사평역에서’로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한 후‘한국의 연인들’,‘서울 세노야’ 등의 다수의 작품을 발표한 시인이자 순천대 교수 곽재구, △미술 부문에서는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단독작가로 선정된 미술작가이자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교수인 양혜규, △음악 부문에서는 전통음악과 창작음악을 바탕으로 국악 대중화에 앞장선 정가악회, △연극·무용 부문에서는 연극, 창극, 뮤지컬 등 분야를 넘나들며 다수의 작품을 집필하고 신인작가 발굴과 후학 양성에 매진한 극작가이자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부교수인 배삼식이 대통령 표창과 함께 10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은 8개 부문에서 예술가 8명을 선정했다. △문학 부문에서는 소설가 황정은, △미술 부문에서는 미술작가 그룹 믹스라이스, △공예 부문에서는 도예가 이인화, △건축 부문에서는 오비비에이(OBBA) 건축소장인 건축가 이소정, △음악 부문에서는 바이올린 연주자 김봄소리, △전통예술 부문에서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수석단원 김준영, △연극 부문에서는 극단 차이무 단원 배우 김소진, △무용 부문에서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 무용수 서희 등 8명이 문체부 장관 표창과 함께 5백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