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힘 빠지고 어눌해진 발음… 혹시 뇌졸중?

      2018.11.01 17:15   수정 : 2018.11.01 17:15기사원문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고혈압 환자의 경우 뇌혈관이 일교차 때문에 발생하는 압력을 견디지 못해 터질 수 있다.

뇌졸중에는 두 종류가 있다. 뇌에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혈전 등으로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다.

뇌졸중은 우리나라 3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률 1위를 기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따라서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이 있는 40대 이상이라면 뇌졸중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최혜연 교수는 1일 "갑자기 혈관이 터진 뇌졸중 환자를 조사하면 발병 전 전조증세가 있었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전조증세를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무시하는 사람이 많은데 증상이 발생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졸중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체마비, 의식장애 등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뇌졸중 전조증상 어떤 게 있나

뇌졸중이 발병하기 전에 나타나는 전조증상으로는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가 저리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등의 증세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이상 증세는 발생했다가 짧게는 수분 길게는 수 시간 후에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증상이 없어져 괜찮다고 생각하고 진료를 받지 않는 것이다.

이는 일과성 뇌허혈발작일 가능성이 높다.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혀 증상이 생겼다가 혈관이 다시 뚫리면서 증상이 소실되는 것이다. 하지만 증상이 소실된 후에도 뇌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뇌경색 병변이 관찰되는 경우가 흔하다. 또 일과성 뇌허혈발작 환자의 10%가량에서는 석달 이내에 장애가 남는 뇌경색이 발생한다. 5%에서는 2일 이내에 뇌경색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 환자, 뇌졸중 발병 4~5배 높아

뇌졸중 고위험군 환자라면 신속한 치료를 위해 가까운 병원을 숙지해 두는 것이 좋다. 고위험군은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환자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뇌졸중 환자의 60~70%가 고혈압을 앓고 있다. 고혈압 환자의 뇌졸중 발병률은 일반인의 4~5배에 이른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는 정상인의 2배가량 뇌졸중 발병위험이 더 높다. 또 뇌졸중의 약 20% 정도는 심장질환에 의해 유발되며 이외에도 나이, 가족력, 흡연, 이전 뇌졸중 병력, 비만, 스트레스 등도 영향을 준다.

최 교수는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함께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의 증가로 뇌졸중의 80%가 뇌경색이 원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증상이 전혀 없는 무증상성 뇌졸중도 있다. 따라서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은 2년에 한번씩 경동맥초음파 검사를 통해 동맥경화 위험성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삶과 죽음의 경계 '골든타임' 3시간

갑자기 발생된 뇌졸중 환자의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것은 '시간'이다. '골든타임' 내에 신속히 혈전용해제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해야 한다.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 치료를 4.5시간 내에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치료준비 시간까지 포함하면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3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은 치료를 통해 뇌에 즉시 산소공급을 재개해야 한다. 막힌 부위의 뇌혈관 세포는 5분 내로 죽지만 주변 부위는 다른 뇌혈관의 도움을 받아 최대 3시간 정도 버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쓰러진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혈관의 막힌 부위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이 1~2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환자는 가능한 빠르게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뇌출혈에는 크게 뇌내출혈과 뇌거미막하출혈이 있다. 뇌내출혈은 대부분 고혈압에 의해 약해진 혈관이 갑작스런 혈압상승을 이기지 못하고 터지는 상황이다. 뇌거미막하출혈은 뇌혈관에 풍선처럼 부풀어진 꽈리가 터진 경우다.

뇌거미막하출혈 환자의 약 3분의 1은 출혈 즉시 사망하고, 3분의 1은 병원으로 후송 중이나 입원 중 사망하거나 상태가 나빠 수술을 받지 못하며, 나머지 3분의 1만 수술적 또는 코일색전술 치료를 받게 된다.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관리로 예방

뇌졸중 발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평소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관리, 적절한 치료로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이 있는 사람들은 뇌졸중 예방을 위해 당분·소금 섭취를 줄이고 동물성 지방 섭취를 억제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좋다. 음식을 섭취할 때는 나트륨 섭취량이 하루 권장량인 2000㎎를 넘지 않도록 한다. 면류, 탕류, 젓갈류에는 나트륨 함량이 많아 한 끼만으로도 하루 권장량을 넘기 쉬우므로 자주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또 고혈압 조절을 돕는 칼륨이 풍부한 과일·채소를 자주 먹고 혈관 건강을 해치는 담배는 끊도록 한다.

특히 날씨가 쌀쌀해지면 추운 곳에서 오랜 시간을 있거나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가는 것을 피한다.
혈관이 수축해 혈압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