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땅 '용산기지' 114년만에 열린다

      2018.11.02 17:17   수정 : 2018.11.02 17:17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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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지만 지난 114년간 군사기지 등으로 사용되면서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던 금단의 땅 '용산미군기지'가 일반에 공개된다.

국토교통부는 2일 서울시와 함께 용산미군기지 내 주요 장소를 버스로 둘러볼 수 있는 '용산기지 버스투어'를 시작해 연말까지 총 6차례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용산미군기지는 1904년 일제가 러일전쟁을 기점으로 용산 일대를 조선주차군사령부의 주둔지로 사용한 후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왔다.

또 2005년 용산기지의 국가공원 결정 이후에도 미군이 현재 사용중인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국민들이 용산기지를 직접 들어가볼 수 없었다.

그러나 국토부는 국방부, 서울시, 미군과 협의를 거쳐 미군의 부지반환 이전이라도 일반 시민이 용산기지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용산기지 버스투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용산기지 버스투어는 사우스포스트(SP)벙커를 시작으로 121병원(총독관저터), 위수감옥, 둔지산 정상, 주한미군사령부(한미연합사령부), 한미합동군사사업무단, 병기지창, 남단, 드래곤 힐 호텔까지 오는 코스로 구성됐다. 총 9㎞ 거리를 돌면서 주요 거점에 하차해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된다.

출발지인 SP 벙커는 일제 강점기 일본군 방공작전실로 사용되던 건물로 광복 이후 미7사단 사령부의 사무실로 이용되다 6.25전쟁때는 대한민국 육군본부 정보국 작전상황실로 사용됐다. 121병원은 과거 일제강점기 용산 총독관저 부지였다. 용산 총독관저는 러일전쟁 직후 일본군사령관으로 부임해 제2대 조선총독까지 오른 하세가와가 건설한 유럽풍의 초호화 건축물이다. 6.25전쟁 때 상당부분 파괴됐다. 정부는 기존 121병원을 해체하고 총독관저 터 및 그 앞에 위치했던 정원을 복원하는 등 문화시설과 수경시설을 배치할 계획이다.

위수감옥은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일본군 감옥으로 1909년에 완공돼 감옥으로 사용되다 광복 이후에는 이태원 육군형무소로 사용돼왔다. 정부는 감옥의 역사를 전시하는 용도를 포함해 문화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한미합동 군사업무지원단 건물은 원래 용산기지 내 일본 육군 장교들이 숙식을 했던 곳으로 1908년에 완공된 건축물이다.

일제강점기 아래 줄곧 장교관사로 사용되다 해방 직후 한국의 신탁통치와 임시정부수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덕수궁에서 열렸던 미소공동위원회의 소련군 대표단 숙소로 이용되기도 했던 역사적인 건축물이다.

또 병기지창은 일본군의 무기 및 탄약을 보관하던 곳으로 용산역과 연계해 인근이 육군창고와 더불어 일제시기 병참기지의 핵심이었던 곳이다.
남단은 성저십리에서 가장 오래된 제례관련 시설이다. 이곳은 1456년 조선 세조2년에 원구단을 정비하고 1457년 원구서라는 관청을 만들어 제천례를 올렸다.
현재 일부 유구들이 남아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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