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래미안 리더스원 '평균 42대1 청약 대박' 이유는
2018.11.07 17:30
수정 : 2018.11.07 17:30기사원문
서울 서초구 우성1차 아파트 재건축단지 '래미안 리더스원'이 정부 규제와 부동산 시장 위축에도 평균 경쟁률 42대 1을 기록하면서 예상 밖의 선전을 기록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사실상 대출이 막혀 현금이 10억원 이상 필요한 청약이었음에도 1만여명이 몰렸다. △강남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강남불패' △강남 새 아파트의 '희귀성' △9·13 부동산대책을 적용받지 않는 강남 '마지막 아파트' 등이 높은 경쟁률의 이유로 꼽힌다.
7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의하면 래미안 리더스원은 232가구 모집에 9671명이 접수, 평균 41.69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은 422.25대 1로, 4가구 모집에 1689명이 지원한 59㎡A가 기록했다. 162가구를 모집하는 전용 84㎡는 A형이 21.56대 1, B형이 9.58대 1, C형이 19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전체 물량의 50%를 추첨으로 뽑는 전용 85㎡ 초과 타입 역시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용 114㎡A는 16가구 모집에 2454명이 접수, 경쟁률 153.38대 1을 기록했다. 전용 114㎡B 역시 13가구 모집에 1430명이 신청해 1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업계나 삼성물산 내부에서도 이번 청약 경쟁률이 올 상반기 분양한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8단지 재건축) 수준인 25대 1 정도거나 조금 더 많은 30대 1 가량일 것으로 예상했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래미안 리더스원은 3.3㎡당 평균 분양가가 4489만원이라 84㎡ 분양가는 15억9000만~17억1000만원에 달한다"면서 "정부 규제로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중도금대출이 안 돼 10억원 이상 현금으로 보유한 사람만 청약할 수 있어 '부자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을 훨씬 넘는 41대 1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8개월 만에 강남에서 분양하는 물량이고, 강남 새 아파트에 대한 대기수요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1순위에는 서울에 1년 이상 거주한 사람만 청약 가능해 서울 수요만 1만명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정부 규제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강남 새 아파트의 희귀성이 높여졌다. 종합부동산세 등 세부담이 커지면서 기존 집을 팔고 강남의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주변 단지와 비교했을 때 최소 2억~3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고, 아무리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더라도 강남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강남 불패'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인근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전용 84㎡ 시세는 20억원 안팎이라 당첨되면 3~4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9·13 부동산대책으로 바뀐 청약제도를 적용받지 않는 마지막 강남권 아파트라는 점도 주효했다. 11월 말부터 적용되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85㎡ 초과 추첨제 물량의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한다. 반면 래미안 리더스원은 가점제 50%, 추첨제 50%가 적용된다. 이에 추첨제를 노린 유주택자의 막차 수요가 집중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청약으로 국내에 여유 있는 현금부자와 갈 곳을 찾는 자금이 얼마나 많은지 나타났다"면서 향후 강남 청약단지에도 많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에는 삼성동 상아2차, 서초 무지개, 삼호가든 3차, 개포주공 4단지, 일원대우, 삼호가든맨션 3차 등이 청약을 기다리고 있다.
직방 함영진 데이터랩장은 "개정안이 나오고 1주택자의 청약 당첨률이 떨어져도 내년에 나오는 강남 단지는 경쟁률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면서 "25%의 당첨 확률이 있고, 자금을 가진 수요자가 많아 강남 입성을 노리는 청약자는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