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서 '개·고양이 도살없는 대한민국' 위한 전국 대집회
2018.11.08 14:39
수정 : 2018.11.08 14:39기사원문
개·고양이 도살없는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시민들로 이루어진 ‘개식용종식시민연대'가 오는 11일 서울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 집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매주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이어온 개식용종식시민연대는, 오는 11일 개최하는 대집회에서 개식용 종식과 개도살 금지를 향한 국민적 염원을 더욱 강력히 피력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사전 공개한 성명서에서 “올 한해 청와대 국민청원, 개 전기 도살 무죄 판결을 파기 환송한 대법원의 판결 등 개식용 종식을 향한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으나, 막상 이 땅에 사는 개들의 고통스러운 삶은 변한 것이 없다”며 “국회와 정부는 60년만에 찾아온 무술년이 저물기 전에 개, 고양이 식용 종식을 염원하는 국민의 뜻을 받아, 그 잔학한 살상의 고리를 속히 끊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8월, 20만 목표를 달성한 ‘개를 가축에서 제외해달라'와 ‘동물 도살 금지법 지지' 국민 청원에 대해 개를 축산법상 가축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고, 구시대적인 관습을 단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그간 개가 축산법에는 포함,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서는 불포함된 법적 사각지대에서 활개 쳐온 개식용 산업에 어떤 방식으로 종지부를 찍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편, 현재 국회에는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축산법, △개, 고양이 임의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농장 개들에게 음식물쓰레기 급여를 금지하는 폐기물 관리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주최 측은 “수많은 시민의 염원이 담긴 이 법안들을 국회는 절대 폐기하지 말고 통과시켜, 대한민국이 식용 목적의 개 사육 및 도살을 금지하는 세계적 흐름에 하루 빨리 합류하길 바라는 국민의 요구에 바로 응답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번 집회는 성명서 낭독 및 시민자유발언, 초대가수 공연 등 3부에 걸쳐 3시간가량 진행된다. 나아가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시장에 팔려가 잔인하게 도살되고, 뜬장에서 썩은 음식을 먹는 개 두 마리와, 이와는 상반되는 안락한 환경에서 인간에게 사랑받는 반려견의 모순적 상황을 표현하는 이색 퍼포먼스를 펼치며, 현재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개 식용 종식 트로이카 법안(동물보호법, 축산법,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5월 발표된 ‘개고기 인식과 취식 행태에 대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개 식용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 여론이 반대쪽으로 기울고 있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지난 1년간 개고기를 취식하지 않았으며, 개식용에 '찬성(18.5%)'하기보다 ‘반대(46%)’하는 국민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간 청와대에 접수된 가장 많은 민원은 ‘개, 고양이 반려동물 식용 반대’였으며, 그 건수가 무려 1027건에 이르렀다.
올여름 ‘개를 가축에서 제외해달라'와 ‘동물 도살 금지법 지지'로 시작된 국민 청원 두 건 역시 20만이 훌쩍 넘는 수의 동의를 받으며, ‘사회적 합의가 없다'는 변명으로 개 식용 문제를 등한시하던 정부를 일깨웠다.
개 식용 종식을 향한 강렬한 국민적 지지를 드디어 의식한 듯, 정부는 올 8월 변화된 개 식용 관련 사회 인식과 소비 수준을 인정하고, 개를 가축에서 제외할 것을 검토하겠다 발표했다. 사법부 차원에서도, 지난 4월 인천 부천 지방법원이 개농장의 개 도살을 동물보호법에 저촉되는 동물학대행위로 규정하여 벌금을 부과한 바 있으며, 지난 9월에는 대법원 역시 개를 전기로 도살하는 것이 동물보호법상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에 해당, 처벌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무술년 한해, 이 땅의 개들의 고통스러운 삶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아직도 전국 방방곡곡에 숨겨진 삼천 개의 개농장에서는, 수백만의 개들이 칼바람 한자락 막지 못하는 철제 뜬장에서 고통받고 있다. 찌는 듯한 폭염이 지나기 무섭게 다가온 매서운 한파 속에서, 개들은 여전히 죽어 나갈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신선한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음식물 쓰레기로 배를 채우며, 고통의 나날을 하루하루 견뎌 나갈 것이다. 항생제를 강제 투여받으면서도, 정작 몸 곳곳에 난 상처는 치료받지 못한 채 인내해야만 할 것이다.
그렇게 견뎌 개들이 마주하는 것은 잔인한 죽음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의 눈으로부터 숨겨진 시장, 도축장에서는 개들이 전기봉에 감전되거나 두들겨 맞으며 생을 마감하고 있다. 같은 철창에서 오늘을 함께 했던 동족이 어느 순간 끌려나가는 공포의 경험을 축적하고, 고통으로 울부짖는 소리를 여과 없이 들으며, 자신의 순서만을 기다리고 있다.
개식용종식시민연대는 "그들의 고통스러운 삶은, 달라진 것이 없다. 그것이 오늘도,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다. 개, 고양이 식용이 완전한 종식을 고하는 그날까지, 우리는 지금 여기서도, 그리고 앞으로 계속될 집회들에서도, 그들을 위한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여름, 문재인 정부는 개를 축산법상 가축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고, 구시대적인 관습을 단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아직도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개가 축산법에서는 가축에 해당하지만 축산물 위생관리법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법적 사각지대에서 활개 쳐온 개식용 산업에 어떤 방식으로 종지부를 찍을 것인지, 정부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속히 내놓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대는 "수많은 시민의 염원이 담긴 이 법안들을 국회는 절대 폐기하지 말고 통과시켜, 대한민국이 식용 목적의 개 사육 및 도살 금지하는 세계적 흐름에 하루 빨리 합류하길 바라는 국민의 요구에 바로 응답해야 할 것"이라며 "한쪽에서는 개, 고양이들이 반려동물로 인간과 교감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식용으로 끔찍하게 도살당하는 이 모순적인 상황, 결코 우리의 문화가 아니다. 몸보신에 대한 그릇된 믿음,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을 먹거리로만 여기는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처참한 단면인 개식용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동물학대적, 종차별적 악습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 동물 복지와 동물권 신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 시대, 지금이야말로 수십 년을 끌어온 ‘개식용’이라는 잔학한 살상과 갈등의 고리를 끊어낼 때"라고 재차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