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아시아 흔들 3가지 카드 꺼냈다
2018.11.11 19:47
수정 : 2018.11.11 19:47기사원문
【 싱가포르=박지현 기자】 아시아 시장을 향한 '넷플릭스 인베이전'은 성공을 거둘 것인가.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넷플릭스는 지난 8~9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에서 쇼케이스 행사 '씨 왓츠 넥스트 아시아(See What's Next Asia)'를 열고 내년에 방영할 자체 제작 프로그램 14편을 소개했다.
■韓드라마 '킹덤' 등 신작 대거 공개
이번에 공개된 신작은 세 가지 큰 흐름으로 나뉘었다.
먼저 넷플릭스는 대표적인 오리지널 콘텐츠인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6를 소개했다. 지난 2013년 시작해 지난 2일 마지막 시즌6를 론칭한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의 성장과 함께한 상징적인 시리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주인공 클레어 역의 로빈 라이트는 시즌6의 연출자로서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곳곳을 다닐 때마다 '하우스 오브 카드'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치계의 부패한 현실은 전세계 시청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밝혔다.
'하우스 오브 카드'에 이어 넷플릭스의 인기를 견인해 오고 있는 '나르코스' 시리즈의 새 시즌작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나르코스'는 콜롬비아의 전설적인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와 콜롬비아 최대 마약 조직인 칼리 카르텔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로 넷플릭스에서 지난 2015년부터 총 3개 시즌을 방영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오는 16일 시즌 1으로 돌아오는 '나르코스:멕시코'는 무대를 멕시코로 옮겨 새로운 스토리를 펼친다.
신작 히어로물인 '엄브렐러 아카데미'도 주목받았다. 내년 2월 15일 개봉하는 '엄브렐러 아카데미'는 한날한시에 태어나 억만장자에게 입양된 7명의 초능력자들이 양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파헤치며 세계 멸망의 위협에 맞서게 되는 작품이다. 미국 5인조 록밴드 '마이 케미컬 로맨스'의 리드 보컬 제라드 웨이가 쓴 그래픽 노블이 원작이며 엘렌 페이지, 톰 호퍼, 에미 레이버 럼프먼, 로버트 시한 등이 출연한다.
한국 작품으로는 내년 1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독점 공개되는 6부작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조선판 좀비물'인 '킹덤'은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와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주지훈, 류승룡, 배두나 등이 출연한다. 넷플릭스가 김은희 작가에게 먼저 제안한 프로젝트로 제작비만 회당 15억~2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인 테드 사란도스는 "처음 대본을 읽고 놀랐다. 역사와 판타지가 만나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준다"며 "영화 같은 규모로 만들어진 6부작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킹덤' 외에도 풍성한 한국 오리지널 라인업이 대거 공개됐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던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시즌2와 로맨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등도 이날 함께 공개됐다.
넷플릭스는 다음달 7일 세계 최초로 독점 공개하는 영화 '모글리'도 선보였다. 워너브라더스사와 공동 제작한 영화 '모글리'는 러디어드 키플링이 쓴 '정글북'을 원작으로 크리스찬 베일, 케이트 블란쳇,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앤디 서키스는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골룸 역으로 주목받았던 모션 캡쳐의 달인으로 이번 영화에서도 야생 동물의 형상에 모션 캡쳐 기술을 입혀 작품을 제작했다.
■넷플릭스 "아시아시장 성장 가능성 높아"
넷플릭스가 아시아 지역에서 이렇게 신작을 한꺼번에 공개하는 행사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가 현재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방증이다. 이번 행사에는 넷플릭스의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 등 주요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아시아 시장을 향한 자사의 향후 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이날 행사에서 "넷플릭스는 현재보다 더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1억3700만명의 회원이 있지만 유튜브가 우리보다 7배 많은 무료 시청자를 가지고 있는 것을 생각해볼 때 여전히 잠재 시청자들이 많다고 본다"며 "이는 우리가 미국과 유럽시장을 넘어 아시아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일본, 태국, 인도 등 전세계의 뛰어난 창작자들을 한데 모아 다양한 콘텐츠를 개인들이 원하는 때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전세계를 관통하는 문화 연결고리 역할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드 사란도스 CCO도 "아시아 콘텐츠가 가진 공감대와 힘이 전세계 관객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넷플릭스는 아시아의 이야기를 전세계에 소개하는 것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테드 사란도스는 한국 콘텐츠 제작진과의 협업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6부작으로 제작돼 곧 공개될 '킹덤'은 김은희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를 김성훈 감독이 넷플릭스라는 화면에 그려낸 유일무이한 작품"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