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건 미국뿐" 치솟는 달러

      2018.11.13 17:30   수정 : 2018.11.13 17:30기사원문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달러가 12일(현지시간)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과 유럽의 불확실한 정치 상황으로 지지를 받으며 1년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1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측정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지수는 이날 오전 한때 91.08까지 전진, 지난해 4월 이후 고점을 기록했다.

WSJ는 달러 강세가 기본적으로 글로벌 경제의 균열이 점차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그리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 데이터 약화에 따르는 글로벌 성장둔화 가능성에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는 이날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하며 유로와 파운드에 대해 특히 큰 폭으로 올랐다.
영국에선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EU는 지난달 이탈리아의 예산안을 거부해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됐다.

BMO 캐피털마켓의 유럽 담당 통화전략 헤드인 스티븐 갈로는 WSJ에 "브렉시트와 이탈리아 헤드라인은 유럽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환경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글로벌 상황이 크게 흐려지는 가운데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달러 표시 자산수요가 늘어날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로존 경제지표들이 악화되면서 트레이더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의 12월 정책회의에서 성장전망 하향 조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유로존 성장둔화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할 경우 ECB가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ECB가 통화정책 정상화 일정을 늦출 경우 유로에 부정적이며 달러의 추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성장전망이 흐려지고 있음에도 미국의 경제 데이터들은 대체적으로 양호한 모습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10월 생산자물가는 2012년 말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했다. WSJ는 이번 주에 나올 소비자물가, 소매판매 등 지표들도 달러를 추가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감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점진적 금리인상 정책이 유지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인상은 달러의 투자 매력을 강화시킨다. CME그룹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12일 현재 연준의 내달 금리인상(0.25%포인트) 가능성을 75.8% 반영했다.
이는 1주일 전의 72.4%에서 상승한 수치다.

달러 강세는 미국 수출기업에는 부정적이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달러가 약 5.7% 오르면서 해외 시장에 노출이 큰 미국 다국적 기업들의 수익은 타격을 받았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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