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융청 연구회 "ICO 공시제 도입 논의해야"...암호화폐 정책 밑그림 빠르게 발전

      2018.11.14 13:23   수정 : 2018.11.14 13:23기사원문
【도쿄=최승도 기자】 일본 금융청이 암호화폐(토큰) 발행기업의 기업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는 암호화폐가 투자상품 성격을 가지고 인정하고, 일반 기업의 기업공개(IPO)나 크라우드펀딩 규제를 참고해 암호화폐공개(ICO) 규제를 마련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 자율규제 정책을 확정하고 암호화폐 투자수익에 대한 과세방안 마련에 나선데 이어 토큰 발행을 위한 절차와 투자자 보호 정책을 마련해 전체적인 암호화폐 관련 정책 밑그림을 빠르게 완성해 가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본 금융청은 금융청 산하 '가상화폐교환사업 연구회(이하 연구회)'가 12일 회의에서 "투자성격이 있는 ICO 토큰은 유통되는 정도에 따라 공시규제 등 필요한 규제를 조정해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주식처럼 투자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토큰을 발행하는 블록체인 기업이면 금융청에 공시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회는 모든 토큰에 일률적인 규제를 적용하기는 어렵고, 개별 토큰 성질에 맞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연구회는 지난 회의에서 토큰 발행자의 정보 투명성 부족, 내부자 거래 위험 등을 지적하면서, 토큰 발행기업이나 사업 심사를 자율규제에 맡길 경우 많은 안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한데 이어 토큰 발행 기업의 공시의무화를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연구회에서는 투자성이 있는 토큰을 일본 금융상품거래법 상 '간주 유가증권(신탁수익권 등)'인 2항증권으로 봐야할 지 일반적인 유가증권을 의미하는 '1항증권'으로 봐야할 지를 구분하는 논의도 시작됐다.

이처럼 연구회는 제도권의 금융상품 관련 법안을 참고해 이용자 보호에 필요한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설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 회의에서는 ICO 공시 규제를 기존 펀드형 크라우드 펀딩 규제를 참고해 만드는 방안이 고려되기도 했다. 시중에 자금이 유통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반인이 볼 수 있는 공시 체계를 갖춰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또 연구회는 IPO의 경우 발행기업의 유가증권신고서가 금융청 전자공시시스템(EDINET)에 공개되는데 반해, ICO는 자체 백서(화이트페이퍼)를 공개하는 데 그치며 이를 작성하는 방법도 표준화 돼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당국 차원에서 어떤 대응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개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금융당국이 기존 IPO나 크라우드펀딩 관련 규제와는 다른 ICO 규제 마련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지 주목된다.

sdc@fnnews.com 최승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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