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속 한국텃밭 눈길...佛 베르사유 궁전에 조성

서울시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왕실채원에 서울텃밭을 조성했다.

한국-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고 서울시의 도시농업 가치확산과 친환경 농업 발전을 위한 교류를 위해 프랑스 국립조경학교와 함께 조성한 공간이다.

베르사유 왕실채원 정원사가 직접 관리하며 서울텃밭을 소개하는 안내 간판과 작물 표지판도 한국어와 프랑스어로 표기했다.

베르사유 왕실 채원은 330여년 전인 루이14세 시기에 조성돼 450여 종의 과일과 채소, 꽃, 허브 등을 재배하고 있다. 프랑스 고급 전문조경사 양성기관인 베르사유 국립조경학교도 서울텃밭을 돌봐주고 있다.

지난 2016년 개장 당시 60㎡ 규모로 조성된 서울텃밭은 현재 140㎡규모로 2배 이상 확대됐다. 현재 텃밭에는 봉선화, 허브류, 식용꽃 등과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토종콩, 배추, 무, 도라지 등 41종의 우리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텃밭은 2020년까지 운영된다.

서울텃밭 조성은 2015년 도시농업 민간단체 해외연수 시 왕실채원을 방문한 방문단과 수석정원사간 인터뷰 과정에서 처음 제안돼 수차례 협의과정을 거쳐 결실을 맺었다.

지난 10월 6일에는 루이 14세 시대에 조성된 베르사유 왕실채원에서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대목이 흘러나왔다.

이 뿐 아니다. 우쿨렐레로 연주하는 도라지 타령과 김덕수 사물놀이 명인에게 직접 배운 설장구 소리가 이어지고 온 관객이 함께 부르는 진도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이날 진행된 '풍미축제'에서 프랑스인 사브리나 아파두는 우쿨렐레 악기로 민요 도라지타령 연주했으며 한불부부 자녀인 서미향씨는 고운 한복을 입고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부르며 관객들의 추임새에 한층 흥을 돋웠다.

특히 사물놀이 창단자인 김덕수씨로부터 직접 배웠다는 베이슬 페우비온씨는 설장구 실력을 멋들어지게 선보여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서울텃밭은 2016년 6월 1일 문을 열어 오늘로 900일을 맞았다. 프랑스 베르사유 왕실채원의 서울텃밭에서는 수확 때마다 한국의 맛과 멋을 알리는 '풍미(味)축제'가 열린다. 프랑스 속 한국으로 자리 잡은 서울텃밭은 한국의 문화가 확산되는 구심점이자 현지 교포들에게는 제2의 고향으로 자리 잡았다.

5월 단오, 8월 한가위 등 우리의 고유 명절에 맞춰 베르사유 왕실채원에 있는 서울텃밭을 중심으로 현지 교민과 국립조경학교가 기획하고 참여하는 다양한 전통문화 행사가 진행된다.

한위클리(교포 신문)을 보고 행사에 참석했다는 조미진씨는 "너무 의미있는 행사"라며 "교포들의 만남의 장도 되고 한민족의 우수한 문화콘텐츠를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문화전도사 역할을 하는 이런 행사를 자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임봉 서울시 도시농업과장은 "서울텃밭이 프랑스 내 교포들의 만남의 장이자 한식과 문화 콘텐츠 등 우리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김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