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범행 기억없다? 그렇다면 벌금 더 내라

【울산=최수상 기자】 술에 취한 채 상가 계단에서 소변을 보다 이를 따지는 50대 여성을 마구 폭행한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은 40대가 이에 불록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가 더 무거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주폭'에 대한 종래의 양형이 낮다는 비판을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울산지법 형사9단독 송영승 부장판사는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7)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6일 오후 11시께 울산시 울주군 한 상가 건물 2층 계단에서 "왜 계단에서 소변을 보느냐. 빨리 가세요"라고 말한다는 이유로 이 건물 지하 1층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업주 B씨(54·여)의 얼굴과 다리 등을 때려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A씨는 법원에서 벌금 400만원 약식명령 결정을 받게되자 이에 불복, 벌금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처음 액수보다 100만원이 많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술에 취해 범행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변명하면서, 돈이 없어 피해자에게는 치료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만 보였다"면서 "이른바 '주폭'에 대해 관용을 보였던 종래 양형에 대해 적지 않은 비판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을 증액한다"고 밝혔다.

[e-mail]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