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백악관에 CNN 기자 출입 허용 지시
2018.11.17 11:03
수정 : 2018.11.17 11:03기사원문
미국 법원이 이달 CNN 방송 기자에게 출입 정지 조치를 내린 백악관에 대해 이를 해제하라고 명령했다. 해당 명령은 일단 임시 조치로 백악관과 CNN 간의 소송전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티머시 J. 켈리 판사는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CNN 백악관 수석 출입기자 짐 아코스타에 대한 백악관의 출입정지 조치와 관련, 이날 백악관에 즉각적인 해제를 명령했다.
AP는 CNN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우선 아코스타 기자에 대한 백악관 출입금지 조치가 해제돼야 한다고 법원에 요청했고, 켈리 판사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켈리 판사는 "적법한 절차에 대한 아코스타의 헌법적 권리가 침해됐다"고 밝혔다.
법원 측은 백악관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의 트위터와 CNN이 소송을 제기한 이후 성명을 통해 출입정지 이유를 설명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런 뒤늦은 노력은 정당한 절차를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켈리 판사는 아코스타의 출입정지에도 불구하고 CNN은 자사의 다른 백악관 출입기자를 통해 취재할 수 있다는 백악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아코스타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소송의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인 아코스타에 대한 출입정지가 언론자유를 보장한 미 수정헌법 1조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미뤘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법원(결정)에 대응해 우리는 해당 기자의 출입증을 임시로 복원한다"면서 "우리는 공정하고 질서있는 기자회견을 위한 규칙과 절차를 더 진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들에게 "그들(언론)이 규칙과 규정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우리는 법정에 가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CNN의 백악관 수석 출입기자인 아코스타는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도중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과 '러시아 스캔들' 관련 질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고, 백악관은 당일 출입정지 조치를 했다.
백악관은 그 이유를 백악관 인턴이 마이크를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아코스타 기자가 인턴과 팔이 닿는 신체적 접촉을 했다고 밝혔지만 아코스타 기자는 "나는 백악관의 주장처럼 그(인턴 여성)의 몸에 손을 대거나 만진 적이 없다"면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백악관은 이후 아코스타 기자의 출입을 정지한 것은 '무례했기' 때문이라고 말을 바꿨다.
지난 14일 열린 공판에서 CNN 변호인 테드 부트러스는 이번 출입정지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아코스타 기자의 백악관 출입증을 조기에 돌려주는 가처분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맞서 미 법무부 변호인 제임스 버넘은 "백악관 접근은 수정헌법 1조의 권리가 아니다"라며 아코스타가 당시 기자회견을 방해한 것이 출입정지 조치의 배경이라고 반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