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FRS에 선량한 기업, 실수로 분식회계 가능성”
2018.11.27 11:17
수정 : 2018.11.27 11:17기사원문
황인태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27일 파이낸셜뉴스와 한국공인회계사회 공동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10회 국제회계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후 IFRS의 핵심인 ‘원칙중심 회계’를 적절하게 수행하기 위해 회계인력의 전문성 확보 등 회계시스템 고도화가 미진하다는 설명이다. 2017년 현재 상장기업 가운데 자산규모 1000억원 미만 회사는 36%인 686개사에 달한다.
원칙 중심 회계는 과거 회계기준인 규정 중심의 반대로, 상세한 규정을 제공하지 않고 회계처리의 큰 원칙만 제시한다. 기업에 상당한 회계처리 재량을 부여했다. 하지만 현재의 회계제도가 사후 적발 위주의 규제로 설계돼 규정이 주어지지 않으면 적정한 회계처리가 어렵다는 말이 회계 현장에서 나온다.
이에 황 교수는 K-IFRS 관련 중요하고 애매한 사항에 대해 사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회계기준연구회(가칭) 구성을 제시했다. 연결범위, 개발비 등 회계기준상 해석의 문제가 있는 중요 이슈를 발굴해 연구하는 독립적 전문가 회의체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회계기준원, 한국회계학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등에서 3명씩 위원을 추천받아 3개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공인회계사회 혹은 금융감독원 내에 설치를 제안했다.
사업보고서 공시 확대도 제시했다. 평가금액이 상당한 경우 관련 정보를 사업보고서에 공시해 시장의 평가를 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상품 또는 기초자산주가, 무위험수익율, 할인율, 변동율, 변동성, 적용등급 등이 대상이다. K-IFRS에서 공정가액이 중요하지만, 평가기관에 따라 공정가액에 큰 차이가 발생해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그동안 제기돼왔다.
감독당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감독당국은 최소 6개월전 언제 어떤 회계처리 관련 대책을 내놓을지 밝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등 선진국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시행착오 비용을 줄이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황 교수는 “변화된 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감독패러다임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사후적 심사보다는 사전적이고 예방적인 감독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