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근로정신대.강제징용 피해자들 최종 승소..실제 배상까지는 난항(종합)

      2018.11.29 11:12   수정 : 2018.11.29 11:22기사원문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지난달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재상고심에서 1억원의 배상 판결을 이끌어 낸지 한 달 만에 나온 같은 취지의 판결이다. 다만 일본 기업에 배상을 강제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 실제 배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피해자들 개인청구권 소멸 안돼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29일 양모씨(87.여) 등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4명과 유족 1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도 이날 정모씨(95) 등 강제징용 피해자 6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양씨 등은 아시아 태평양 전쟁 말기인 1944년 5월 일본인 교장의 회유로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로 동원돼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중노동을 했다. 징용 피해자들은 1999년 3월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2008년 11월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이후 2012년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을 냈고, 1심은 양씨 등에게 총 6억8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고 2심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2심은 다만 배상액을 일부 조정해 양씨 등 피해자 3명에게 각각 1억2000만원씩, 다른 피해자 1명에게 1억원, 유족에게 1억208만원 등 총 5억6208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1944년 9∼10월 강제징용돼 일본 히로시마 구(舊) 미쓰비시중공업 기계제작소와 조선소에서 일한 정씨 등은 양씨 등과 별도로 소송을 냈다. 1·2심에서 "청구권이 시효 완성으로 소멸했다"며 패소했다가, 2012년 5월 대법원이 "청구권이 소멸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했다는 피고들 주장은 신의 성실의 원칙에 반해 허용되지 않는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파기환송심은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미쓰비시측이 1인당 8000만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이 소멸했다는 미쓰비시 측 주장에 대해 지난달 신일본제철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때와 마찬가지로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지배 및 침략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청구권’으로서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국내 자산 대부분 철수..실제 배상 어려울 듯
한편 국내에서 일본 전범기업들에 배상책임이 확정됐지만 실제 배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경화된 일본 정부가 전범기업들의 판결 이행을 반대하면서 이들 기업들의 입장도 미온적인데다 신일철주금이나 미쓰비시중공업 등 해당 기업들은 이미 한국 자산을 대부분 철수시켜 압류할 만한 대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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