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2차전지 사업 핵심소재, '리튬' 캐는 필간구라 광산을 가다

      2018.11.29 16:27   수정 : 2018.11.29 16:27기사원문


【 필간구라(호주)=안승현】최정우 포스코(POSCO) 회장은 취임과 함께 새로운 분야에서 새 먹거리를 찾겠다고 공언했다. 최 회장이 자신있게 내세운것 중 하나는 2차전지용 소재다. 2차전지는 요즘 관심이 뜨거운 전기차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핵심 부품이다.

차 뿐 아니라 영역을 넓혀 보자면 비행기, 배는 물론 전기가 필요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할수 있는 물건이다.

2차 전지에 들어가는 핵심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리튬, 전구체이다. 포스코는 현재 전구체를 제외한 3가지를 모두 만들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호주 서북부 포트헤들랜드에서 차로 두시간 정도를 달려 리튬과 탄탈륨을 생산하고 있는 필간구라 광산을 방문했다. 이곳은 호주증시에 상장된 광산개발업체 필바라가 소유한 광산이다.
이날은 마침 광산의 종합준공식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포스코는 필바라 회사 지분 4.75%(약 650억원)를 인수 했다. 양사간 조인트 벤처가 확정되면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할 예정이다. 또 단독사업 추진시 8만t 이상, 상호합작시 연간 최대 24만t(탄산리튬 3만t 생산 가능 분)이상의 리튬정광을 장기구매할수 있게 된다.

■2억2600만t 리튬원광 품은 '금싸라기' 땅
필간구라 광산은 리튬을 추출하기 위한 광물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로이힐과 마찬가지로 대지를 뒤덮고 있는 붉은색 모래를 걷어내면 그 아래에서 새하얀 광석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게 바로 리튬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광석이다.

470㎢에 달하는 대지에는 2억2600만t의 리튬원광이 매장되어 있어 전세계 최대 리튬 광산중에 하나라는게 필바라측의 설명이다.

켄 브린스덴 필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현장에서 "필간구라 광산은 경쟁 광산에 비해 채굴비용이 낮으면서 채굴비용이 경쟁 광산에 비해 낮고 품질이 우수한 것이 장점"이라며 "최장 30년간 원광을 채취 할수 있다는 점과, 인근의 항구에서 선적후 즉시 구매자에게 출발할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광산지역에는 채굴작업이 한창인 센트럴 핏이라는 큰 구덩이가 있었다. 이곳에는 이렇게 원광을 캐내는 총 6개의 핏이 있다. 여기서 하루 6000t 가량의 원석을 캐낸후 이를 고운 모래로 잘개 부수는 가공 과정을 거쳐 리튬정광을 만든다. 포스코는 이 정광을 가져와서 독자적인 기술로 리튬을 추출한다. 약 8t의 리튬정광에서 1t 가량의 리튬을 뽑아 낼수 있다.

■상업생산 초기..수요처 줄을 이어
필간구라 1단계 프로젝트는 리튬정광 연 33만t 규모로 2017년 1월에 시작되어 2018년 7월에 완료됐다. 필바라의 첫 상업 생산은 지난 10월이었지만, 벌써 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중국의 급성장하는 리튬 베터리 산업에 리튬소재를 공급하는 중국의 제너럴리튬과 6년간 연 14만t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통합 리튬 생산업체인 간펑리튬에는 10년간 연 16만t을 공급키로 되어 있다.

내년 연말부터 50만t 규모의 2단계 프로젝트가 시작되는데, 포스코는 이중 연간 최대 24만t의 리튬정광을 필바라로부터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는 중국 최대 픽업 및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제조업체인 그레이트월모터도 이미 7만5000t을 구매키로 하고 대기중이다.

한국은 규모면에서 중국에서 뒤지지만 기술력으로는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2차전지 강국이다. 그러나 리튬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중이다.

포스코는 2010년 리튬직접추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2013~2015년 칠레 및 아르헨티나 염호(소금호수)에서 리튬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 2016년에 광양제철소내 연산 2500t 데모플렌트를 건설하고 지난해 2월부터 탄산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브린스덴 필바라 CEO는 "한국은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강력한 2차전지 생산 국가이다"며 "포스코는 기술력에 있어서 이미 최고수준에 이러렀기 때문에 당연히 파트너로 삼게됐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필바라와 함께 2020년에 연산 3만t 이상 규모의 탄산·수산화리튬 생산공장을 율촌산업단지에 준공할 예정이다. 여기서 만드는 제품은 포스코ESM을 비롯해 주요 국내 2차전지 업체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합작기업 지분의 70% 및 운영권을 가지며 필바라가 지분 30%를 소유하게 된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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