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자림로 내년 2월 공사 재개
2018.11.29 16:54
수정 : 2018.11.30 10:49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삼나무 숲길 훼손 논란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제주시 비자림로(지방도 1112호선) 확.포장 사업이 내년 2월부터 재개된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29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지림로 확.포장 사업에 따른 삼나무 숲길 경관 훼손에 대해 주민 여론 수렴과 전문가그룹(식물.조경.경관.환경.교통 분야) 자문을 거쳐 생태와 경관도로 기능을 강화해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아름다운 경관도로 조성을 위한 대안'은 삼나무 숲 구간에 우회도로가 신설되고, 이미 벌채된 구간은 반대편에 삼나무 숲을 보존하기 위해 편측 확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 부지사는 우선 "확.포장 대상 2.94km 구간을 3개 구간으로 나눠 기존 삼나무 숲 경관을 최대한 살리면서 도로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삼나무 벌채 면적은 4만3467㎡에서 2만2417㎡로, 당초 계획보다 51.6% 수준인 2만1050㎡가 줄어든다.
■ 삼나무 수림, 제주 고유종 교체
구간별로 보면, 0.9㎞인 1구간(시점부~제2대천교)은 도로 유효 폭을 당초 계획상 24m에서 22m로 축소하고, 도로부지 여유 폭도 당초 계획보다 3~4m 가량 줄여 현재 좌.우측 숲 훼손을 최소화한다. 삼나무 숲 중심지로 가장 논란이 된 2구간(제2대천교~세미교차로) 1.35㎞는 현재 왕복 2차로 좌.우측 숲이 그대로 보존된다. 도로 우측 목장부지(초지)를 활용해 2차로 우회도로가 신설되며, 두 도로 사이 삼나무 숲은 평균 8m 폭의 중앙분리대로 이용된다.
중앙분리대 역할을 하게 될 기존 삼나무 수림은 삼나무가 보존가치가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일부를 솎아내 제주 고유종인 비자나무와 산딸나무, 단풍나무 등으로 교체해 생태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도민과 관광객들이 삼나무 숲을 자유롭게 거닐 수 있도록 숲길을 조성해 환경친화적인 도로 기능을 강화한다.
0.69㎞의 3구간(세미교차로~종점부)은 이미 벌채가 진행된 곳으로, 좌측 수림은 보전하면서 우측 벌채 구간을 활용해 편측 확장된다. 수림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의 유효 폭과 도로 부지의 여유 폭은 1구간과 마찬가지로 각각 24m에서 22m로 축소 조정된다.
안 부지사는 이같은 변경안에 대해 "설계를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2월에야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의회 고용호 의원 '주민 생명도로'… 공사 재개 촉구
한편 지난 8월 7일자로 공사가 전면 중단된 비자림로 확.포장사업은 지난 2013년 공사계획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고, 2015년 11월 기본 및 실시설계가 완료됐다. 이후 토지보상 협의와 제주도의회 예산심의 등을 거쳐 올해 8월 착공됐다. 주 내용은 제주시 구좌읍 대천~구좌 2.94km 구간을 폭 21m의 왕복 4차로로 확.포장하는 것이다. 총 207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며, 공사기간은 2021년 6월까지 3년으로 돼 있다.
문제는 확.포장 과정에서 공사 구간 내 삼나무 총 2160그루를 벌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제주도는 공사가 처음 시작된 지난 8월 2일부터 6일까지 공사구간 내 삼나무 군락지 길이 800m 중 500m 부분에 있는 915그루가 베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