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빈곤의 시대'… 갈수록 팍팍해지는 한국인의 삶

      2018.12.05 17:52   수정 : 2018.12.05 20:28기사원문

올해를 마감하는 12월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행복할까. 개인적으론 문득 이 같은 질문들을 던지고 "행복하다 혹은 그렇지 않다"고 스스로 답을 하곤 한다. 개인을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각국과 비교했을 때 지표상으로 한국인의 삶은 더 나빠졌고,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대표적으로 유엔의 인간 삶 평가지표 국가별 순위에서 한국은 2012년 12위에서 2017년 22위로 떨어졌다.

최근 경기흐름과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해외 전문가들의 분석도 이 같은 전망의 현실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해외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삶의 질과 관련, "한국 국민 삶의 질은 소득수준과 비교해 낮다. 한국의 웰빙은 노동시장 안정, 기대수명 측면에서는 상당히 높지만 삶의 만족도, 직업관련 스트레스, 주관적 건강, 사회적 지원, 대기오염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국민소득이 높을수록 삶에 대해 긍정적 감정을 경험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서울에서 열린 'OECD 세계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러나 이런 비판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 사회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달성했지만 국민의 삶에 대한 만족도나 행복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국제기구 지표상으로 확인돼 왔다.

유엔이 156개국의 삶에 대한 만족도, 건강한 삶 기대치, 부패인식 등을 조사해 매년 발표하는 세계행복보고서(WHR)에서 한국은 올해 57위에 올랐다. 10점 만점에 5.875점이다. 한국은 2015년 47위에서 2016년 58위, 2017년 56위 등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WHR이 주관적 판단을 담았다면 유엔개발계획(UNDP)의 인간개발지수(HDI)는 교육수준과 국민소득, 평균수명 등을 조사해 얼마나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객관적 지표다. 한국은 2012년 12위로 정점을 찍은 후 2013년 15위, 2014년 18위, 2017년 22위 등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조사대상이 239개국이기 때문에 22위라고 해도 상위 10%에 들어간다. 또 HDI 평가요소 중 하나인 1인당 국민총소득(GNI·구매력환산기준 2011년)은 한국보다 상위 국가가 18개국밖에 없다. 즉 소득수준 등 객관적 지표는 상대적으로 높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삶의 만족도는 낮다는 의미다.

통계청의 '국민 삶의 지표'에도 이런 한국 사회의 현상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표를 보면 5월 20일 현재 80개 항목 중 25종에서 삶의 질은 '악화'됐는데 건강수준별 기대여명, 체감환경 만족도, 대인신뢰, 주관적 건강평가 등 사회현상에 영향을 받는 개인 판단이 주로 지난 기준점보다 비판적으로 변했다.


문제는 그나마 개선됐던 객관적 지표까지 투자·고용부진 등 경기가 힘을 잃어가면서 줄줄이 하락했고, 앞으로 더 떨어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올해는 고용악화로 소득격차가 커졌고, 일자리를 잃는 자영업자는 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삶의 지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 건강, 주거, 소비 등인데 나빠지고 있다"면서 "향후에도 당분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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