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 필요한 모든 기관 연결… 투자·판로 분야별 지원
2018.12.05 18:28
수정 : 2018.12.05 20:47기사원문
#1. 전북창조혁신센터 보육기업인 엔시팅은 수납식 관람석 제조업체다. 이전 직장에서 이직과 창업의 기로에서 고민하던 엔시팅 김종직 대표에게는 '사업자등록증이나 받아놓을까'하고 찾아간 센터가 '키다리 아저씨'가 됐다. 센터는 자체 제도 외에도 전북대·전북디자인센터·전북 테크노파크(TP)·전북 지식재산센터 등 유관기관 사업들을 김 대표에게 연결해줬다.
#2. 충북혁신센터의 보육기업 팜스킨은 지난해 3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뷰티캠프' 공모전으로 발굴된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유산균 발효 초유 추출물로 화장품을 만들어 상업화했다. 팜스킨은 공모전 당선 이후 센터를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투자연계형 연구개발(R&D) 연결 지원, 특허청과 협업으로 IP-R&D 지원, 신용보증기금 스타트업지점 프로그램으로 연결됐다. 최근에는 신보 '퍼스트펭귄'에 선정, 양산설비자금을 보증받아 오송에 제조품질관리기준(GMP) 공장 구축을 추진 중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이 수동적 역할에서 벗어나 활동 반경을 적극 넓히고 있다. 간단한 창업지원은 물론 지역 유관기관 사업을 총망라해 투자 연계까지 나선다. 정식 액셀러레이터로 이름을 올리고 직접 투자자가 되기도 한다. 센터가 각 지역 창업·벤처 생태계의 허브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유관기관 협력 스크럼 방식 '주목'
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한 해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집행하는 예산은 약 600억원이다. 국비가 약 400억원, 지방비가 약 200억원 매칭된다.
혁신센터는 지역에서 다양한 창업유관기관과 협력해 유망 스타트업들을 지원한다. 정부와 지역이 '스크럼'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크럼 방식은 조직, 기관을 나누지 않고 특정 사안과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기관 운용 방식이다.
창업·투자부분, 기술개발, 수출, 자금 등 분야별 전담자를 지정해 유기적으로 돌아가게 했다. 엔시팅, 팜스킨의 사례처럼 일단 지역 혁신센터와 연결되면 그때부턴 탄탄대로다. '기관 이기주의'나 '보신주의'를 탈피해 하나의 목표를 향한다는 의미까지 있다.
엔시팅 김 대표는 "창업 전까지는 투자라는 개념 자체를 몰랐는데 센터에서 IR에 대한 학습은 물론이고 실제 IR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투자 생태계 갖추고 직접 투자까지
센터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지역 투자 생태계에서도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는 기존 충북 센터 1곳에서 강원, 경기, 대구, 대전, 인천, 경남, 울산 센터가 추가돼 현재 8개로 확대됐다.
이들은 엔젤투자자 교육, 지역 엔젤투자자와의 네트워킹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지역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돋보이는 건 전남 센터다. 전남 센터는 지난 6월 지역 엔젤투자자와 요트 제작업체 에스컴텍 간 10억원 규모의 첫 엔젤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전남 센터와 전남 테크노파크가 2016년 창립한 전남 벤처포럼을 통한 첫 엔젤투자다.
에스컴텍은 전남 혁신센터 연계로 전남 여수 및 고흥 지역에 요트글램핑장 구축을 목표로 지자체와 협의하고 있다.
센터는 재정을 더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유망 보육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도 시작했다. 개인투자조합 결성, 민간 펀드와 협력 등을 통해서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6월 제주도와 함께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최초로 '시드 머니 투자사업'에 들어갔다. 최대 3000만원을 보육기업에 투자한다.
제주센터는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로부터 엔젤투자자 자격도 취득했다. 시드머니 투자가 확정된 기업의 의사에 따라 최대 4500만원의 지원이 가능한 엔젤투자매칭펀드도 진행한다. 빈집 활용 공간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다자요'가 이 돈을 투자받았다.
또 민간 액셀러레이터사 크립톤과 제주센터가 함께 결성한 펀드는 최근 에듀테크 스타트업 캐치잇플레이에 5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펀드는 제주 최초의 액셀러레이팅펀드로 현지 스타트업에 100% 투자한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