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블록체인 기업들 '세계 최초' 경쟁 가열...시장 주도권 선점 나서

      2018.12.12 12:37   수정 : 2018.12.12 12:59기사원문
【도쿄=최승도 기자】 최근 일본 에너지, 인력관리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 활용 사례가 내놓으며 '세계 최초'를 내세우고 있다. 이미 유사한 해외 블록체인 활용사례들이 있는 상황에서 일본 기업들이 블록체인 시장 주도권 선점 경쟁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전력소매기업 민나전력은 지난 5일 "세계 최초로 전력거래 추적 시스템을 상용화한다"고 발표했다.

민나전력의 블록체인 전력추적 시스템 '에넥션(ENECTION)2.0'은 퍼블릭 블록체인에 거래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누가 어느 전력공급원으로부터, 얼마나 전기를 구입했는지 증명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민나전력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력 추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나전력은 올해 9월부터 전력회사와 수요처에 전력추적 시스템을 시범 적용해 시범사업을 진행하다 이번에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회사는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추적할 때에도 블록체인 시스템을 써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기존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전력 추적 비용은 연간 25만엔 정도지만 민나전력의 시스템은 30분을 최소 단위로, 1거래당 5엔 이하로 전력 사용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활용한 전력 추적 시스템은 이미 지난 4월 프랑스 에너지 기업 엔지(ENGIE)와 에어프로덕츠가 시도한 바 있다. 이들 기업 역시 전력 매매 정보를 위변조가 어려운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고,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전력 추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엔지는 민나전력과는 달리 전력추적 시스템 운영 결과를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것이다.

'에너지 혁신 벤처'를 표방하는 민나전력은 2011년 5월에 출범해 현재 자본금이 약 6억3천만엔 규모다. 분산대장기술(DLT)의 잠재성에 투자해 세계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일본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초' 주장 톺아봐야
일본 인력관리 분야에서도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 활용 사례를 만들었다는 업체가 나왔다.

일본 소프트웨어·출판 사업자인 노울리지온디맨드는 "블록체인을 사용한 원격 근무자 관리를 세계 최초로 시도한다"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주문형 지식 생산'을 표방하고 있는 이 기업은 2005년에 사업을 시작해 현재 자본금이 약 1억800만엔 정도다.

노울리지온디맨드는 번역업체인 혼야쿠센터와 계약한 프리랜서 번역가가 기업의 준법감시(컴플라이언스) 체계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감시하는 실증 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프리랜서가 기업 정보를 외부로 유출시키지는 않는지, 바이러스 백신이 정상적으로 구동되고 있는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블록체인 기반 '아웃소싱 근로자' 관리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원격 직원 관리 솔루션은 앞서 프로젝트 관리 기업인 줌테크도 지난 8월 제시한 바 있다.

외주업체에 맡긴 업무를 블록체인 시스템을 이용해 단계적으로 평가하고 보상을 암호화폐 등 수단으로 지급한다. 의뢰기업이 업무 상태에 만족하지 않을 경우 '중재관' 시스템에 따라 분쟁을 해결하기도 한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외주기업 직원 업무를 관리한다는 점에서 노울리지온디맨드와 유사하다.

최근에는 은행 등 전통적 산업군에 속한 일본 기업도 블록체인을 사업 모델에 적용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외에서 독창성과 사용 사례를 인정받아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dc@fnnews.com 최승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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