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2억 빠진 급매물 거래…집값 빠지나

      2018.12.12 06:30   수정 : 2018.12.12 06:30기사원문


“대출 규제가 심해 내년에도 집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서울의 경우 하방경직성이 강해 단기간에 떨어지진 않고 서서히 빠질 것이다.”(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9·13대책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조정 국면에 지속되면서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서도 1~2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거래,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 절벽으로 인해 본격적인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집주인과 매수자 모두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지만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는 낙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억 떨어진 급매물 등장, 연초 시세 되돌아가
12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6% 떨어져 4주 연속 하락세가 계속됐다.
전주(-0.05%)보다 하락폭도 확대됐다.

특히 강남권의 하락이 가파르다. 강남구는 지난주 0.17% 하락해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송파구는 0.16% 떨어져 그 뒤를 이었다. 서초구(-0.11%)와 강동구(-0.07%)도 평균을 웃도는 낙폭을 기록 중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전용면적 76㎡가 17억3000만원에 팔렸다. 9·13 부동산대책 직전 최고가 19억1000만원 대비 약 2억원 가량 떨어지면서 연초 시세로 되돌아갔다.

잠실 D공인중개소는 “9월초 잠실주공5단지 호가는 20억원까지 치솟았지만 대책 이후 분위기는 급반전되면서 매수세가 꺾이고 호가는 하락 중이다”라면서 “보통 저가 급매물이 나오면 가격 방어를 위해서라도 호가는 1~2000만원 올리는데 현재는 호가도 같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지난달 전용 76㎡ 주택형이 9·13 대책 직전 최고가인 18억5000만원보다 1억원 떨어진 17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팔렸다. 현재 호가는 연초 시세인 16억원대로 떨어졌다.

잠실동 대표 단지인 엘스 아파트도 전용 59㎡도 직전 최고가 15억500만원보다 5000만원 가량 떨어진 14억6000만원에 지난달 거래됐다.

강남구 역삼동 노블스위트 전용 78.94㎡도 5억6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지난 2017년 가격인 5억7000만원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6일 거래된 서울 강동구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 5층 전용 133.97㎡도 2개월만에 1억1000만원 떨어진 11억원에 거래됐다.

대치동 A공인중개소는 "올해 8~9월 최고가를 찍었던 아파트가 1~2억원이 빠지면서 연초 시세로 하락하면서 거래도 위축됐다"면서 "다만 아직 3~4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가격대가 2~3억원 더 높아 매수자들 역시 집값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 급락보단 천천히 떨어질 듯
급매물이 나오면서 집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집값이 오를 때는 급격이 오르지만 떨어질 때는 하방경직성이 강해 쉽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낮은 가격에 집을 팔지 않고 있고 매수자 역시 선뜻 집을 사지 않아 거래 절벽이 심해 하격 하락세를 보이진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 신고는 이달 1~10일 1022건으로 일평균 102.2건에 그쳤다. 올해 신고건수가 가장 적었던 지난 11월 일평균 119.4건보다 16.8% 더 줄었다.

당분간 금리인상이나 입주물량 등 주택시장 하방요인이 산재한 만큼 매수자들의 관망이 장기화되면서 집값 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에 국내 경기가 생각보다 심각해 급매물이 쏟아진다거나 정부가 지지율 하락 등으로 규제를 풀거나 개발 계획을 내놓는 등의 변수가 생기면 집값 역시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인상, 세제개편안에 따른 법개정, 대규모 입주물량 등이 예고돼 있어 집값은 계속 천천히 떨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거시경제 여건이 심하게 나빠지면 집값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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