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장벽 예산 안주면 정부 폐쇄" 압박..美증시 롤러코스트
2018.12.12 11:21
수정 : 2018.12.12 11:21기사원문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는 정부 폐쇄를 막기 위한 절충안을 마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예산을 고수하며 의회와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증시는 무역전쟁과 정부폐쇄 우려 등이 겹치며 심한 등락을 보인 끝에 하락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11일(이하 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대표, 찰스(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 멕시코 장벽 예산을 압박하며 '정부폐쇄'를 카드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를 통해서건, 군을 통해서건, 그 무엇을 통해서건 어떤 식으로든 (멕시코 장벽 예산을) 배정받지 못하면 나는 정부를 폐쇄할 것"이라면서 슈머 의원에게 "척, 국경 보안을 위해 자랑스럽게 정부를 폐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좋은 국경 보안'을 담보하지 못하는 어떤 예산안도 수용하지 않겠다면서 기대에 못미치는 예산안에 따른 정부폐쇄 책임을 기꺼이 지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국경 보안이 필요하다"면서 "장벽은 이같은 국경 보안 가운데 하나로 장벽 없이는 국경을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예산안 승인 열쇠를 쥔 슈머 의원은 그러나 장벽은 예산 '낭비'라고 맞받아쳤다. 슈머는 의회에서 장벽 없이도 국경 보안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서 이 문제로 정부를 폐쇄하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정부 폐쇄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과) 합의를 원한다"고 밝혔다. 슈머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하원과 상원을 통과할 수 있는 따라서 정부 폐쇄도 막을 수 있는 해결방안이 있다"면서 "우리가 당신(트럼프)에게 따르도록 촉구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6일 의회는 주말 정부폐쇄를 막기 위해 2주짜리 지출안을 승인했지만 공화당은 멕시코장벽 예산 50억달러가 포함된 국토안보 지출 예산을 하원 전체표결에 올리지 않았다.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예산안이 아직은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통과될 수는 있겠지만 상원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상원 공화당 의석수는 51석으로 예산안 통과에 필요한 60석에 미치지 못하는데다 공화당 중도파도 장벽예산에 반대할 것이 예상돼 왔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상황 전개에 대한 불안감과 정부 폐쇄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뉴욕증시는 이날 급등락을 반복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 관세율을 40%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는 소식에 장중 300포인트 넘게 상승했지만 이후 미중 갈등이 재개되고, 정부 폐쇄 가능성도 대두되면서 200포인트 넘게 빠졌다. 막판 매수세로 낙폭이 50포인트대로 좁혀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한편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정부폐쇄로 민주당을 협박하고 나섬에 따라 예산안 계류로 정부가 폐쇄돼도 민주당을 비난하기 어렵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