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號 출범에 당권 셈법 ‘복잡’

      2018.12.12 17:35   수정 : 2018.12.12 17:35기사원문

친박을 비롯한 당 잔류파 의원들의 지원을 등에 업어 나경원 원내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자유한국당 내 기존 복당파와 비상대책위원회의 고심이 커지게 됐다.

김병준 비대위는 차치하더라도 복당파 입장에서 투톱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원내대표 직을 놓침에 따라 내년 2월로 예상되는 차기 당권구상 셈법이 복잡해졌다.

비박 복당파에서도 친이명박계와 단순 비박계로 기류가 갈리고, 김무성계 등으로 계파가 엇갈리면서 복당파 내 교통정리도 필요해보인다.



나 원내대표가 복당파도 아우르는 탕평인사를 실시한다해도 복당파 입지가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복당파 비중이 큰 비대위에서 추진한 인적쇄신 또한 그 효력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나 원내대표는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에서 진행중인 인적쇄신에 대해 "우리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크게 해(害)하는 쪽의 쇄신에 대해선 좀 우려한다는 입장"이라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다만 "국민들 눈높이에서 보는 쇄신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강조, 충돌 여지를 최소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내 일각에선 비대위 중 일원인 신임 원내대표로서 김병준 비대위를 크게 흔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나 원내대표가 친박을 대표해서 당선됐다기 보다 복당파에 대한 반발심리가 크게 작용해 당선됐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거리를 두고 비대위를 대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선거구도가 '친박 vs. 비박'이 아닌 '잔류파 vs. 복당파' 구도가 된 만큼 나 원내대표가 당장 친박에 힘을 실어주기 보다 출사표에서 밝힌 대로 '통합'과 '화합'에 원내운영 방향의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병준 체제에서 진행된 당무감사를 통한 당협위원장 교체 등 인적쇄신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졌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문제는 김 비대위원장 보다 애매해진 복당파 입지다.


김영우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서 완주의사를 밝혔듯, 복당파 내에서도 친이계와 비박이 갈라치기 되면서 후유증을 최소화시키는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까지 밝히며 복당파 김학용 의원을 지원했던 김무성 의원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차기 당권주자를 내세우는 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당 관계자는 "시간이 흐르면서 복당파에 언제든 유리한 흐름이 전개될 수 있지만, 현재로선 복당파 세력이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복당파 위주의 당 운영으로 소외된 의원들의 반발이 터져나왔던 만큼 나경원 체제가 진행되면서 전당대회까지 상황은 뒤바뀔 수 있다"고 진단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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